서울 아파트값, 재건축부담금 경고에 상승세 둔화

◆…수도권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43%로 지난주 이어 재차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재건축 가능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강화하는 방안과 최대 8억원대에 달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산출액을 공개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서울 주요지역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서울 일반아파트 매매시장도 재건축 규제와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0.36%로 전주보다 0.09%p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도 0.79%로 전주 0.93% 대비 0.14%p 하락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역별로는 강동(1.31%), 강남(0.76%), 광진(0.62%), 마포(0.51%), 성동(0.51%), 송파(0.46%), 동대문(0.44%), 용산(0.42%), 서초(0.41%) 등에서 매매가격이 올랐다. 강동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둔촌동 둔촌주공1·2·4단지가 1500만~7500만원,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가 2000만원 상승했다. 강남은 2500만~5000만원 뛴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2500만~5000만원 오른 역삼래미안과 부담금 규제를 피해 2500만~8000만원 상승한 개포주공1단지 등이 확인됐다. 반면 지난주 1.47% 상승률의 송파와 0.81%의 서초는 새해 초부터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으나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한 단지들이 집중된 영향을 받아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신도시는 분당(0.65%), 위례(0.45%), 광교(0.41%), 판교(0.25%), 평촌(0.06%), 중동(0.03%), 일산(0.02%) 지역에서 상승세를 내비쳤다. 분당은 야탑동 장미동부가 1000만~3500만원, 탑경남이 3500만원, 정자동 느티공무원4단지가 1000만원씩 각각 올랐으며 위례는 창곡동 위례센트럴푸르지오가 1500만~2500만원, 광교는 이의동 광교e편한세상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부동산114는 "분당신도시 집값 상승세가 인근 2기 신도시까지 영향을 주면서 상승을 주도했다"며 "서울의 예상 재건축 부담금이 공개된 뒤 상승폭은 줄었으나 일부 매도자들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인천은 과천(2.53%), 의왕(0.11%), 광명(0.06%), 부천(0.05%), 성남(0.05%), 하남(0.05%) 지역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과천은 이달 말 분양이 진행되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의 3.3㎡당 분양 가격이 3100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근 아파트값이 일제히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오산(-0.26%), 평택(-0.09%), 파주(-0.05%), 남양주(-0.05%) 등은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강도 높은 재건축 규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규제받는 대상 중심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 초기 단지를 비롯해 재건축 가능연한 30년 도래 단지 대상으로 호가를 낮추거나 매물로 내놓는 단지들이 일부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장기보유자에 대한 조합원 지위양도를 지난 25일부터 허용한 가운데 5월부터 재건축 부담금 청구서가 부과되면 매물이 조금씩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에 따른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 거래 소강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도 남아있다"며 "다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단지 대상으로 매도 호가 상승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어 투기 불씨가 이어지면 보유세 강화가 담긴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