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지금까지 조사국이 권한을 갖고 있던 세무조사대상자 선정권을 법인납세국과 개인납세국으로 이관시킨다. 지난 1999년 국세청 기능별 조직개편 이후 6년만에 원위치로 복귀되는 것.
이에 따라 앞으로 세무조사대상자는 '성실신고를 담보하기 위한 세원관리차원에서 선정되며, 국세청 조사국은 '탈세제보' 등에 따른 심층조사대상선정과 함께 정기조사와 관련해선 조사업무만 맡게 된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5일 "지난 99년부터 조사국이 세무조사 대상선정에서 조사에 이르기까지 관장해 왔지만, 조사국의 '힘의 집중'을 막고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조사대상선정권을 조사국에서 분리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현재 법인과 개인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그 대상을 각각 법인납세국과 개인납세국의 세목별 담당부서에서 선정한다는 방침을 확정, 부서별 사무처리규정 개정을 위한 내부논의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또 직제 관련 업무분장의 변경 승인권을 쥐고 있는 행정자치부와 이달중 협상을 벌여, 오는 7월부터는 바뀐 내용을 적용한다는 계획. 국세청은 세무조사대상자 선정은 세원관리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맞기 때문에 행자부와의 협의는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세원관리차원의 세무조사가 이뤄지면 대상자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 국세청은 "세무조사대상자 선정은 지금까지 국세정보관리시스템(TIMS)을 통한 검증을 거쳐 탈세 여부를 판단해 이뤄져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세무조사가 조사국의 입장에서 대상자가 정해져와 부동산투기단속 등 정부의 뜻이 영향을 미쳤다면, 앞으로는 법인·소득·상속·증여·양도·부가가치세 등 개별세목에 대한 순수한 세원관리차원의 세무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
국세청은 "국세정보관리시스템에선 어떤 관리요소를 넣느냐에 따라 세무조사대상자가 달라질 수 있다"며 "성실신고를 담보하기 위한 세원관리차원의 요소를 강화하면, 기업세무조사는 보다 정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무조사대상 선정권을 갖게 된 지방국세청의 법인·개인국은 법인과 개인 납세자들의 신고내용을 분석해 납세성실도를 측정, 유형별로 분류한 뒤 TIMS 등을 통한 검증과 탈세 여부를 판단해 조사대상을 선정하게 되기 때문.
조사국의 권한축소가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오히려 조사국이 본연의 조사업무에만 주력, 실질적인 역량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각종 세무조사는 TIMS 등 시스템을 통해 대다수 이뤄져와 대상선정권을 누가 갖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세무조사도 점차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의 판단은 많이 배제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