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온 펜스 미 부통령을 접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펜스, 北 김영남과 악수 안해...불편한 관계 표출
청와대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사전 리셉션 장소에 들어 잠시 인사만 한 후 퇴장함으로써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간의 만남이 불발됐다.
펜스 부통령이 김 상임위원장과는 악수도 나누지 않은 것에 대해 그가 북한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방한 전 청와대 측에 "북쪽 대표단과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다. 남한에 머무르는 동안 미국 쪽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대응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에 시작한 만찬 행사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10분 정도 늦게 도착, 이미 행사가 시작돼 버린 상황이었기에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행사장 옆 별도의 방에서 기다렸다. 이후 문 대통령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건배사가 있은 후 두 사람이 있는 방으로 갔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그리고 아베 총리는 한·미·일 포토세션 행사를 마치고, 6시 39분에 만찬장에 입장했다. 아베 총리는 행사장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으나 펜스 부통령은 앉지 않고 행사장에 있는 다른 정상급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지만 결국 김 상임위원장과는 악수를 하지 않고 6시 44분에 행사장을 떠났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펜스 부통령은 오늘 미국 선수단과 6시 30분 저녁 약속이 돼 있었고, 우리에게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며 "그래서 헤드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윤 수석은 "포토 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친구들은 보고 가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며 "김 상임위원장과의 악수 여부는 직접 보지 못했기에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리셉션 만찬을 앞두고 김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장에서 자연스레 만나 북미 간 대화가 오갈지 귀추가 주목되었다. 오전에 확정된 만찬 헤드테이블 배치에 두사람이 같이 앉는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즉 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부부를 중심으로 김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 내외, 아베 총리,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독일 대통령 내외, 바흐 IOC 위원장 내외,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UN) 사무총장 등 12명이 앉게 되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