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채용비리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다만 은행과는 다른 업권 성격을 고려해 내부 고발위주의 점검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제2금융권이 다수 국민의 자금운영과 금융시장 거래 중개 등 중요한 역할 수행을 하고 있고, 부실화 될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공공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 및 은행의 채용비리가 확인되면서 제2금융권의 채용실태도 점검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제2금융권의 채용비리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은행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 회사들은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 은행에 비해 민간회사 성격이 크므로 우선 내부 고발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금감원은 홈페이지의 불법금융신고센터내 금융부조리신고를 통해 채용비리 관련 제보를 접수중에 있다. 신고 대상은 채용 과정에서 서류심사나 면접결과를 조작한 경우, 채용과 관련해 청탁하거나 부당 지시한 경우 등이다.
최 원장은 "제보의 신뢰성, 불법행위의 경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장점검 실시 및 관련기관 이첩 등을 조치할 예정"이라며 "제2금융권의 특성을 감안해 계획된 금융회사 내부통제 부문 검사시 채용실태 점검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의 회사 수(총 980여개)와 금감원의 검사인력을 감안할 때 은행권과 같은 일제점검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금감원은 금융감독에 대한 접근시각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종전 거시감독국을 금융감독연구센터로 확대 재편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연구센터는 수석부원장 직속부서로 운영될 예정이다.
최 원장은 "금감원이 내년이면 만 20돌을 맞게 되는데 성인이 되는 감독기구에 걸맞게 감독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과거의 경험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한 차원 높게 축적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학술적 뒷받침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수준 높은 금융감독 서비스 제공하고 대외 연구협력, 내부 역량 축적·강화 등을 통해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금융감독 철학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건전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내부통제나 지배구조상 중요한 문제가 발견되면 공정한 심의절차를 거쳐 금융사에 개선 권고를 하기로 했다. 또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및 성과평가 보상체계 등의 운영실태도 점검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소비자보호 및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사외이사 및 경영진의 선임과 경영판단에 대한 자율성은 전적으로 보장하겠지만 금융사의 고의적인 자료제출 지연, 허위자료 제출 등 검사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