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 자료에 따르면 2월 중 수출은 전월(22.3%)보다 증가폭이 축소(4.0%)됐으나,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18.8%)은 전월(8.2%)에 비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 합산 기준으로도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말(8.8%)보다 증가한 규모다. KDI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평균 수출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1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전월(2.5%)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22.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25.6%)의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운송장비(13.5)가 증가로 전환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이 1월 중 62.5%의 양호한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를 두고 기계류 투자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지수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구재의 경우 승용차(21.9%), 가전제품(26.2%)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세부 항목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전월(-0.9%)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된 17.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의복(-12.2%), 음식료품(-12.3%)의 부진으로 각각 –4.6%, -2.5%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이는 명절이동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되고 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9.9)에 비해 낮은 108.2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다.
고용시장은 소폭 개선된 상태다.
1월 중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3만4000명(1.3%) 증가해 전월(25만7000명, 1.0%)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7만7000명→10만6000명)과 건설업(8만3000명→9만9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15~64세의 계절조정 고용률은 전월대비 0.3%포인트 올라간 67.0%를 기록했다.
그러나 생산, 건설 시장의 개선 추세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1월 중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전월(-0.7%)의 감소에서 4.5% 증가로 전환됐다.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은 각각 4.6%, 3.6% 증가했다. KDI는 "광공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지표가 개선되었으나, 일시적 영향(조업일수 증가)을 고려하면 생산 측면의 경기는 제한된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월 중 건설기성(불변)은 전월(-0.1%)보다 크게 높은 15.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택부문이 전월(5.1%)에 비해 높은 18.9% 증가율을 보였고, 토목부문도 전월(-10.6%)의 감소에서 6.4% 증가로 전환된 부분이 주로 기인했다.
KDI는 "건설기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주택부문 관련 선행지표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건설투자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 1월 주택착공은 5.5% 감소한 2만5000호였으며, 신규착공의 선행지표인 주택인허가 실적도 5.5%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