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정상 "2020년까지 교역규모 1천억 달러로 확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2일 국빈자격으로 베트남을 방문,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한국과 베트남 양국 정상은 베트남의 산업화를 이뤄 2020년까지 연간 교역 1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주석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은 베트남의 소재·부품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호혜적인 무역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 기업이 안심하고 상대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이번에 타결된 사회보장협정과 같은 제도적 기반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현대화된 산업국가를 건설하고자 한다'는 베트남 꽝 주석의 말을 전하며 "양국의 긴밀한 상생협력이 베트남의 산업화 목표와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달러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속도라면 2020년까지 양국 교역액 1000억불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며 내년 중 베트남이 우리의 3대 교역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두 정상은 교통·인프라 건설 분야와 첨단기술·스마트 시티 등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교역액은 작년 한해만 40% 이상 증가하여 640억불에 달했고,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시켜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꽝 주석은 베트남의 올해 첫 국빈인 문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 신남방정책의 기조 하에서 앞으로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희망했다.

꽝 주석은 "문 대통령의 방문은 양국이 2017년에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속에 이뤄졌다"며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동력 마련과 역내는 물론 세계 평화·안정 및 번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꽝 주석이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준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꽝 주석은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라며 "남북간 대화 모멘텀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문 대통령과 꽝 주석 간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진 정상회담에 이어 두번째이다. 이날 한국과 베트남은 상호 양자방문 또는 다자회의와 같은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정상회담을 연례적으로 열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이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 을 언급한데 대해 "이는 공식적인 사과는 아니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하신 발언의 연장선에서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이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하겠다고 한건 아니고 그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에 고민을 했던 것"이라며 "베트남 정부와 사전 협의가 된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꽝 주석 내외는 주석궁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공식 환영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