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도지사 출마와 특검 수용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댓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가운데서도 경남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6·13지방선거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저는 오늘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한다"며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드루킹 관련) 수사를 촉구하며 특검을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김 의원을 향해 배후설 등을 제기하며 특검도입을 촉구한데 대해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김 의원은 "경남을 도외시 한 채 정치공세로 날을 지새는 일부 야당의 모습을 보며 이 구렁텅이 속에서 경남의 변화와 미래를 얘기한들 무슨 변화가 있겠나 싶었다"며 "정쟁을 매듭 짓고 경남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지방선거에 매진할 뜻도 밝혔다.
김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2시간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일정을 전격 취소하자 불출마설까지 나도는 점을 감안해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려온 김 의원이 출마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올해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달궈졌던 경남도지사 선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게 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김경수 의원의 회견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의 출마를 반갑게 생각한다"며 "출마를 안 하면 드루킹 사건을 인정하는 게 될 것이고 출마하면 여론조작 사건이 선거기간 내내 회자될 것이므로 며칠 동안 곤혹스러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이제 민주당이 김기식 특검과 김경수 연루 의혹 드루킹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정치권은 국회에서 국정조사와 6·13선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합시다"고 앞으로는 원내에서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의원 지지자들과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의원 지지 그룹 등은 그의 불출마를 만류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드루킹' 사건이 불거지면서 김경수 의원의 선거 여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상당히 우위에서 출발할 수 있던 선거를 백중열세에서 출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김 의원 고유의 이미지인 친노·친문의 상징성이 다소 훼손됐으며 적폐논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던 포인트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계에서는 김 의원이 이날 특검을 수용하겠다며 정면돌파를 택한 만큼 여야가 특검도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김 의원이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환영한 반면 민주당측은 특검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 의원의 기자회견 후 "특검은 받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까지 들어가면 진짜 정쟁의 소용돌이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특검 반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김 의원의 의사를 존중해 특검을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할 경우 한국당은 오히려 국회 보이콧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는 처지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투표법 처리와 개헌 논의 등을 위해 한국당에 천막농성 등을 중단하고 4월 임시국회에 복귀하라고 촉구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