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속속 강남권에 진입하면서 강남권의 오피스 빌딩 임대료가 올라 이르면 2008년 하반기부터 도심권의 임대료를 추월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2일 부동산투자자문 알투코리아는 "강남권 빌딩의 평당 환산임대료(전세나 보증금을 월세 금액으로 전환한 임대료)는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도심권 빌딩 임대료보다 9천원 정도 적지만 이르면 2008년 하반기부터는 도심권 임대료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도심권 525개와 강남권 927개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형 오피스 빌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도심권은 평당 환산임대료가 1999년 1.4분기 6만6천원에서 올해 1.4분기 7만원으로 6% 가량 오르는데 그쳤지만 강남권은 같은 기간 4만2천원에서 6만1천원으로 무려 45%나 상승했다.
이 기간 물가상승률이 20.1%인 점을 감안했을 때 도심권 빌딩의 실질 임대료는 오히려 14.1% 감소한 반면 강남권은 24.9% 상승한 셈이어서 두 권역간 임대료 상승률이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임대료가 도심을 추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기반시설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른 권역에 비해 우월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
총 도로면적당 폭 25m 이상 대형도로의 면적비는 강남권이 17.7%로 도심권(14.7%), 마포.여의도권(13.2%)에 비해 높고 승강기도 강남권이 1천297.1평당 1대 꼴로 도심권(1천515.7평당 1대), 마포.여의도권(1천511.7평당 1대)보다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차 환경도 도심과 마포.여의도권이 각각 46.2평과 45.6평당 1대의 주차시설을 갖춘 데 비해 강남권은 37평당 1대의 주차시설을 갖추었으며 빌딩의 평균 건축년도 역시 강남권이 1994년, 도심권 1986년, 마포.여의도권 1989년으로 강남권의 건축년수가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강남에서 떠난 벤처기업들은 주로 구로구, 금천구 등 서울 서남권이나 경기도 분당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말부터 작년 말까지 강남권을 이탈해 서울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253개 기업 중 서울 서남권으로 이전한 기업은 91개로 가장 많았다.
또 강남에서 나와 수도권으로 이전한 기업은 162개였는데 이 중 성남 분당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이 88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알투코리아 유덕현 과장은 "성남 분당 지역과 서울 서남권은 아파트형 공장이 대규모로 조성된 특징이 있다"며 "강남권의 임대료 상승에 부담을 느낀 벤처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이 지역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