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앞으로 중소기업 금융지원과 관련한 예산은 줄이지 않고 필요하면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중소기업 금융지원체제 개편방안 보고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책금융을 오래 이용하고 있는 일부 우량기업은 민간금융의 활용을 유도하고 그 여유재원을 혁신형 중소기업에 집중 지원하는 방안 등을 보고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제도개편을 통해 신용보증 등 중소기업 지원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같은 규모라도 혁신형 중소기업에 자금이 원활히 지원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책금융의 지원규모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제도개선을 통해 효과적으로 혁신형 중소기업에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시 시장기능을 보다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추진함으로써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에 있어서는 정책금융보다 일반금융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 "현재 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중인 지역신보에 대해 외국사례 등을 감안해 깊이 있는 제도가 마련되도록 관련 부처가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벤처기업은 정부 등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것 보다 시장에서 선별·검증되어야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앞으로 벤처확인제도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혁신형 중소기업의 특성상 융자방식과 아울러 투자방식 지원이 필요하므로 민간투자가 활발하지 않을 때에는 정부가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정부가 개별기관을 직접 평가해 투자하는 것보다는 민간투자기관을 상시적으로 평가하고 높은 평가를 받은 기관이 투자하는 곳에 정부도 같이 참여해 투자기관의 리스크도 줄여주고 투자규모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핵심인프라인 평가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신뢰성이 높아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이와 상당히 괴리돼 있다"고 지적한 뒤 "평가기관을 다양화하고 신뢰성 있는 평가기법을 발전시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당면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술가치평가를 포함한 신용평가, 미래가치평가 등 모든 평가와 관련해 금융계 종사자와 정부 관계자가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협의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밖에 "최근의 벤처 P-CBO 문제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어려워도 방향과 속도에 있어서 정도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책추진과정에서는 구체적으로 내용을 좀더 다듬고 속도를 조절해 실효성 있게 집행되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