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24일 본회의 표결 앞두고 여야 갈등 고조
◆…23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회동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헌안 철회를 요구했다. (사진=김용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표결 여부를 놓고 여야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야3당이 개헌안 철회를 공식 요청했다.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이 강행될 경우 야당에선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野3당 "文 대통령에 개헌안 철회 요청" 합의문 발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원내대표·헌정특위간사단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초당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며 "문 대통령께 개헌안 철회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3당은 합의문을 통해 "대통령도 인지하듯 국회의 논의와 별도로 제출된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대통령의 개헌안이 표결 불성립 또는 부결된다면 단지 대통령의 개헌안 좌초가 아니라 개헌논의 자체가 좌초될 것"이라고 말했다.
3당은 그동안의 국회 개헌논의에 대해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권력구조 문제에서도 이견을 좁혀왔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기 직전 단계에 있다"며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초당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특검법'과 추가경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점을 언급하며 "지금이 오히려 초당적 개헌논의의 동력을 살려낼 기회"라면서 "개헌안을 철회하는 결단으로 개헌논의의 물꼬를 터주시기를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 한국당 "6월말까지 '국민개헌안'"…민주당 "24일 개헌안 의결해야"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자유한국당도 대통령 개헌안 표결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 스스로 마무리 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게 차후 원활한 논의와 실질적 완성을 위한 합리적 판단"이라며 개헌안 철회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헌정특별위원회 활동시한인 6월 31일까지 '국민개헌안'을 만들고 헌법 절차에 따라 개헌을 반드시 완수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 차원에서의 개헌 논의를 공약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률에 따라 오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 개헌안 처리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24일은 헌법과 국회법에 따른 본회의 개최 의무일"이라며 "개헌안 의결과 국회의장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오는 24일을 넘기면 표결이 진행되더라도 위헌 소지가 뒤따를 수 있다. 헌법 130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회는 60일 이내 이를 표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도 법적 절차성을 강조하며 24일 본회의 표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 개헌안, 한국당만 불참해도 의결 정족수 미달
다만 지금처럼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선 본회의를 개최하더라도 대통령 개헌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당장 한국당만 본회의에 불참하더라도 개헌안 처리를 위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 요건부터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와 여야 협력을 위해서라도 청와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로부터 24일 본회의가 강행되면 민생법안 처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