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을 남에게 돌리면서 당자사간 접점을 만드는 능력 있다"
"후일 역사가···문 대통령의 큰 그림, 조율이 만든 결과라고 평가할 것"
정세현 前 통일부 장관이 지난 28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연일 화제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은 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이번에 보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도사에요. 점잖지 못한 표현이지만"라고 극찬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도사'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서 "모든 공(功)을 돌리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리고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공을 돌리면서 거기서 두 사람이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은 23일 백악관에서의 한미정상회담 후 가진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면서 회담하게 만들고 싶으면 북한을 다시 한 번 설득을 해서 트럼프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김정은이 확실하게 동의하도록 만들어 놔라. 그건 조건을 만들라는 얘기다. 지금 한미정상회담에 혹 떼러 갔는데 부담이 좀 많아진 것 같다"고 문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탄식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을 본 후 그 우려가 불식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문 대통령의 외교술에 대해 극찬을 한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북미 간 비핵화가 합의가 되고 이행이 되면 핵 공포는 물론 전쟁 위험이 없어지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우리 국민들에게 평화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다면 공쯤이야 트럼프한테 돌릴 수도 있고 김정은한테 돌릴 수도 있다"며 "후일 역사가들은 '이 모든 것은 문재인의 큰 그림, 문재인의 조율의 결과다'라고 평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위임에 따라' 김계관 담화를 발표하고, 26일 판문점에서 전격적인 2차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그걸 통해서 미국에 또 (의지가 담긴)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절묘했다"고 치켜세웠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의를 재개한 것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문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선 '그렇다면 6.12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해도 나쁘지 않겠구나' '확실하게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겠구나' 하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발표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반면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반색했던 일본에 대해선 "지금 아베 총리가 국내 정치에 함몰돼서 국제정치를 읽지 못한 것"이라며 "기껏 국내 정치적 목적에 맞추어서 국제정세를 해석하는 이런 잘못된 프레임에 빠져버린 일본은 혼 좀 나야 된다"고 질타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45년생 해방둥이로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분야 전문가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정 전 장관이 통일부 장관으로 재임한 2002년부터 2004년까지가 남북 접촉이 가장 활발한 시기였는데, 남북대화만 95차례나 이어졌고, 1971년 이래 남북 간에 체결된 143개 합의 가운데 반이 넘는 73개 합의가 정세현의 장관 재임기간에 이뤄졌다.
남북 관계에서 획기적 분수령으로 평가받는 개성공단도 오롯이 정 전 장관의 손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데,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철도 연결 사업이 시작됐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을 당시 정 전 장관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고 끝내 개성공단의 첫 삽을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