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미국 재무부 제공
5월중 美 국채 수익률 2년물 2.48%, 10년물 2.93% 달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장·단기 금리차 역전 가능성도 제기
미국 국채를 대표하는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50bp(1bp=0.01%) 이내로 좁혀졌다.
역대 두번째 최장 호황기록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가 장·단기 금리차가 서서히 줄어듬에 따라 경기 둔화 국면을 맞게될 지 주목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는 건설수주액, 소비자기대지수, 종합주가지수 등과 함께 경기선행지수로 사용되는 지표다.
장기 국채 금리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경기 전망에 영향을 받지만 단기 국채 금리에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영향을 미친다.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되면 경기전망을 밝게 보고 시중금리가 장기적으로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 참가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예를들어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장기 국채 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경향이 높다. 앞으로 경기가 좋아져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장·단기 금리 차가 벌어질 때에는 경기가 확장 국면에 접어드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기도 한다.
반대로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면 경기의 위축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를 분석하는 지표로는 통상 미 재무부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가 활용되고 있다.
조세일보가 미국 재무부의 국채 수익률을 2013년부터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초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2014년 1월 2일의 미 국채 2년물의 수익률이 0.39%인데 비해 10년물 수익률은 3.00%로 장·단기 금리차가 261bp에 달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는 2016년까지 세자리 수의 bp를 보이고 2017년부터 1% 이내의 두자리 수 bp로 내려 앉았다.
올들어서는 장·단기 금리차가 50bp를 오르내리고 있고 지난 25일의 미 국채 2년물의 수익률은 2.48%, 10년물의 수익률은 2.93%로 45bp의 금리차를 보였다.
미국의 경기싸이클을 보면 경기확장 국면인 1991~2001년에 120개월의 최장 기간을 세웠고 현재의 107개월을 기록하며 역대의 최장 기간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당장 경기 침체나 증시 조정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경제전문가들은 금리차 축소 자체가 경기침체를 초래하기보다는 경기둔화의 신호로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파월 Fed(미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장단기 금리 차가 경기 침체를 예견하는 지표라는 주장에는 동의하나 실제 침체 가능성은 좀 더 관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바 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가파르게 상승했기에 나타난 결과다.
단기금리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반면 장기금리는 향후 성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서로 다르게 평가하고 있어 향후 미국 경기가 둔화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단기 금리 차 축소 사이클은 2013년 긴축발작 때부터다. Fed는 2013년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고 2015년 12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섯 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장·단기 금리차의 축소가 지속된다면 금융시장 특히 단기자금 시장에서 유동성 위축(신용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경기에서는 50bp 이내의 장·단기 금리차가 계속될 경우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자산가격이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환경 하에서 레버리지(Leverage)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단기금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 축소로 차입수요가 약화된다면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당장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상황은 경기 침체로 내달리며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경험적으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거의 예외 없이 경기확장 종료를 알리는 신호로 기능해왔다.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증시에 미치는 영항은 더욱 크다. 1988년 저축대부조합 사태 당시 조정폭은 40% 내외였다. 2000년대 초 IT 버블 조정 폭은 30%를 초과했다. 2008년 금융위기 조정 폭은 60%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장·단기 금리차 속도가 현재 속도를 유지할 경우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에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보다 신축적으로 펴나가야하며 장·단기 금리차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