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통상은 실내 인테리어 업계의 호황으로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적자로 전환된데다 재고자산과 평가충당금을 과도하게 계상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익을 축소하기 위한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주주에게 매년 거액의 배당을 실시하고 고액의 연봉을 챙겨주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도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경영진의 부실경영에다 임직원의 비리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늘고 있는데 이익은 줄어…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이익율
◆…자료: 각 사 사업보고서, 네이버 증권 종목분석
수전업체들은 지난 3년간 주택공급 물량의 증가와 욕실과 주방제품의 고급화 현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하여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 회사는 부진한 수익성을 보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통상은 지난해 매출액 1972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오히려 반토막으로 줄어들고 순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성적표를 내밀었다.
올 1분기에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 증가하였으나 판매관리비가 17.7%나 늘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경쟁업체인 대림B&Co는 지난해 매출액 2329억, 영업이익 121억, 당기순이익 67억원으로 영업이익율 5%를 기록하며 위생도기, 실내 건축자재 관련산업의 성장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올 1분기에도 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상장사의 핵심경영성과지표인 자기자본이익율(ROE)을 봐도 지난해 대림B&Co는 4.48%를 기록하고 있으나 대림통상은 -3.82%로 무려 8.30%p나 차이가 난다. 이는 경영진의 무능에 따른 부실경영이거나 회사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대림통상의 퇴직직원 J씨는 일부 임직원이 수년간 대리점과 결탁하여 과도한 할인매출과 가공의 AS를 핑계로 제품을 빼돌리는 것은 물론 무자료나 초저가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마련해 왔다고 제보해 왔다.
J씨는 대리점으로부터 빼돌린 자금을 차명계좌로 관리해 오다가 일부는 경영진에 상납하고 일부는 개인적으로 착복하는 등의 비리가 만연하다며 차명계좌 사본을 증거로 제시했다.
대림통상의 임직원들이 대리점에 제품을 싼 값에 넘긴 뒤 뒷돈을 챙기는 비리로 인해 회사자산이 줄줄이 세고 있어 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J씨는 또 대리점에 대해 추가할인을 미끼로 과다한 향응과 갑질을 일삼아 대리점업계에서 공분을 사고 있으며 장기재고 상품에 대해 부적절한 회계처리와 대리점에 밀어내기 매출을 하는 등 불공정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림통상이 과거 3년간 매출액이 늘고 있음에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대주주의 사익추구에다 임직원의 비리로 인한 경영부실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재고자산을 이용한 분식회계 의혹
대림통상은 주요 재고자산도 경쟁업체에 비해 과다하게 설정하고 그 위에다 평가충당금도 지나치게 많이 쌓고 있어 분식회계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통상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293억원 가운데 제품, 상품, 원자재 등 주요 재고자산을 290억원으로 계상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6%를 차지했다. 반면 경쟁사인 대림B&Co는 총자산 3047억원 가운데 주요 재고자산은 285억원으로 9.3%에 그쳤다. 대림통상은 경쟁사보다 재고자산의 비중을 35.5%나 높게 계상했다.
대림통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충당금도 대림B&Co에 비해 2배가량 많이 설정하고 있다. 대림통상은 290억원의 재고자산에 대해 35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비슷한 규모의 재고자산을 가진 대림B&Co의 16.7억원에 비해 2.1배나 많은 비용을 손비 처리했다.
2016년의 경우에도 대림통상은 주요 재고자산을 247억을 보유하고 여기에 11.6%인 28.7억을 평가충당금을 계상하였다. 경쟁사인 대림B&Co는 313.8억의 주요 재고자산에 대해 4.3%인 13.6억원의 평가충당금을 계상하였다.
건축자재 산업의 경우 대게 총 자산에 비해 10% 이하의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림통상은 평균적인 수준보다 많은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경쟁사에 비해 재고자산의 평가충당금을 두 배 이상의 비율로 쌓고 있어 분식회계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계감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우에는 대체로 부실한 영업관리 또는 부적절한 회계처리가 이루어 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과도한 평가충당금을 설정하여 이익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분식회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림통상은 낮은 영업이익율과 거액의 손실이 발생함에도 해마다 현금배당을 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에게 20억여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등기임원들은 일반직원 평균급여액의 5배 가까운 평균급여를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계에서는 이러한 대주주와 경영진의 사익추구와 비효율적인 경영관리는 기업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대림통상의 제품 인지도와 매출규모를 보아 거액의 손실이 난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최근 업종 성장세를 감안하면 대림통상의 과다한 재고보유는 설명하기 어렵고 대리점을 이용한 다양한 편법거래가 있을 것으로 의심이 간다”고 설명했다.
세무조사 전문가인 A세무사는 “일반적으로 특별세무조사에서는 제출된 자료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회사의 회계시스템에 대하여 포렌식 기법 등의 첨단조사기법을 동원하기도 한다”며 “최근 국세청은 서울청의 첨단탈세조사팀의 인력을 확충하고 조사범위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대림통상의 특별세무조사에서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하여 고강도의 세무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편법승계와 관련된 유사한 기업으로 조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