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여러 채를 가진 부부가 양도소득세 탈세를 목적으로 '위장이혼'을 했다면 과세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최근 대법원이 양도소득세 면제요건인 '1세대1주택' 상태를 만들기 위해 위장이혼을 감행한 꼼수를 인정하면서 과세에 제동이 걸렸는데, 정부는 1세대를 구성하는 배우자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고치며 '맞불'을 놨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친 뒤 오는 8월31일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세법에선 일정 요건을 갖춘 1세대1주택 양도에 대해 양도세를 비과세하고 있는데, 비과세 여부를 판단할 땐 개인이 아닌 배우자를 포함한 1세대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동안 배우자의 기준을 두고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 시시비비를 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질적으로 남남처럼 따로 살더라도 법률적으로 부부인 경우에는 같은 세대로 보는데, 어떤 경우에는 이혼 상태이면서 생계를 같이 하고 있어도 다른 세대로 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위장이혼'을 통한 탈세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법 판례에 따르면 A씨는 부인과 협의이혼한 후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양도했다.
A씨는 이 부동산이 1세대1주택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양도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은 '8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부인과 이혼 후에도 실제 혼인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했고, A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에선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위장이혼을 한 경우까지 1세대1주택으로 해석하는 것은 소득세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주택을 양도할 당시 이미 이혼해 법률상 배우자가 없다면, 종전 배우자와는 분리되어 1세대를 구성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질과세' 원칙을 대입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 판결에 따라 세금회피를 조장하는 측면이 대두되면서 입법적 보완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부의 개편안도 세금을 피하려는 위장이혼 사례방지에 무게를 두고, 1세대를 구성하는 배우자의 법률상 범위를 촘촘하게 재설계했다.
'법률상으로 이혼을 했더라도 생계를 같이 하는 등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를 포함시켰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배우자도 동일 세대의 구성원으로 보고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귀농주택에 대한 1세대1주택 비과세 특례요건 가운데서 고가주택(9억원 초과)을 판정하는 시점이 '취득당시 실지 거래가액 9억원 초과 주택'으로 바뀐다. 또 세대전원이 귀농주택으로 이주하는 점을 감안해 농지소유자의 배우자가 취득한 경우도 비과세 혜택을 준다.
연로한 부모와 세대를 달리하던 자녀 중 1명이 60세가 넘지 않은 부모님(현 60세 이상)과 동거보양 합가를 했더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다시 말해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 집을 합치면서 2주택이 되는 경우 10년 이내 한 채를 양도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암, 희귀성 질환 등 중대한 질병 등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