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성(性) 정체성'을 공개 비판하자 임 소장이 반박에 나서며 공방전이 펼쳐졌다. 임 소장은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쟁에 대한 "물타기 시도"라고 규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공개발언에서 임 소장을 거론하며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자가 군 개혁을 주도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주장했다.
또 임 소장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구속된 전력"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임 소장이 어떤 관계인지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임 소장의 성 정체성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도 그의 '병역 거부' 전례를 강조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김 원내대표의 해당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임 소장은 즉각 국회를 찾아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
임 소장은 이날 오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자 회견에 나서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물타기 시도"라며 "(기무사 계엄관련 문건에) 한국당은 내란 공범으로 명시"됐음을 지적했다.
계엄령 문건에 군이 국회의 '계엄령 해제'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당시 여당인 한국당과 공모해 '의원 정족수'를 미달시키려 했던 계획이 포함된 점을 언급한 것이다.
임 소장은 "정부 여당 소속 의원이나 관계자가 내란 음모에 연루됐을 경우 통합진보당 해산 판례에 비춰 한국당은 위헌정당의 오명을 벗어날 수 없다. 해산 대상"이라며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한국당의 헌법 정체성"이라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선 "공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소리인지 잡귀가 하는 소리인지 처음에 듣고 믿기지 않아 오히려 기자에게 사실이 맞느냐고 되물었다"며 "막장까지 간다고 생각했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기무사에서 계엄령 문건을 작성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증거를 내놓으면 된다"며 "정치인으로서 자기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