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RBC 최하위…DB·흥국·DGB생명 순 낮아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작년 상반기보다 하락했다. IFRS17의 적용을 앞두고 RBC비율을 늘려야 할 상황에서 절대다수 생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져 우려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별도기준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14개 주요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RBC는 226.94%로 전년동기 231.65% 대비 4.7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생명은 166.85%로 전년도에 비해 32.99%p 떨어져 14개 생보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생명은 지난 6월말 이사회를 통해 500억원의 유상증자로 RBC비율을 190%대로 개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DB생명, 흥국생명, DGB생명, 신한생명 등의 순으로 낮은 RBC를 보이며 200%이하의 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DB생명은 173.50%의 RBC를 나타내 1분기 대비 1.43%p, 전년동기 대비 14.64%p 감소했다.
흥국생명은 184.40%로 1분기 대비 7.20%p, 전년동기 대비 22.24%p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어 DGB생명도 191.30%로 1분기 대비 11.50%p, 전분기 대비 0.29%p 대비 각각 상승하며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KDB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업계 최하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194.51%로 1분기 대비 39.96%p, 전년동기 대비 66.47%p 높아지면서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개선시켰다. 이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3년 이내 매각은 없다고 밝힌데 이어 1분기 중 2억 달러 규모의 신종증권을 발행해 150%였던 RBC비율을 190%대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181.51%에서 올해 1분기 174.30%로 하락했지만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으로 전년동기 대비 13.89 %p 상승한 195.40%로 끌어올렸다.
RBC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ING생명으로 437.91%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년동기 522.60% 대비 84.69%p나 떨어졌다.
이어 삼성생명이 304.60%로 2위에 올랐다. 이 회사도 전년동기 331.81% 대비 27.21%p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교보생명, 한화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 동양생명 순으로 높은 RBC비율을 보이며 200% 이상의 비교적 안정적인 건전성을 나타냈다.
교보생명은 282.78%로 1분기 대비 5.26%p, 전년동기 대비 41.12%p 개선된 비율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1분기 보다 17.80%p 상승한 219.70%로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보다는 2.51%p 하락했다.
이어 NH농협생명이 208.60%, 미래에셋생명이 206.74%, KB생명이 206.23%, 동양생명이 204.40% 순으로 뒤를 이어 200%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관계자는 상반기 RBC 비율 하락의 원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가용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순자산(자산-부채+내부유보자산)을 책임준비금으로 나눈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충족 또는 부족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청산할 때 가입자에게 돌려주어야 할 돈이다.
금감원은 규정상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경영개선권고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적용에 대비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150%를 유지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RBC비율 취약이 예상되는 일부 보험사는 자본 확충 및 위기상황분석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도록 감독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