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미지=이민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일(현지시간) 트위트(사진=트윗캡처)
지난 5일 대북특사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평양 노동당 청사에서 김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심도깊은 논의를 하고 돌아왔다.
금번 특사단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남북정상이 이달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점일 것이다. 이때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문제를 김 국무위원장과 매우 심도깊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 결과를 가지고 이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되는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비핵화 관련 실천적 방안이 발표되고,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온다면 한반도 비핵화 및 종전선언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실장은 평양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인 6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미국의 우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김 위원장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조미(북미)간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 개선을 통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도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 국무위원장의 이 말(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안에 비핵화 실현하자)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 실장을 보고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입으로 비핵화 완결시한을 비교적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외교가의 관심을 충분히 끌만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는 2021년1월까지다.
또한 김 국무위원장은 이번 특사단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에 전혀 변함이 없음도 강조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의 틀을 깰 수 있는 주한미군 철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6일 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김 국무위원장이 특사단을 만나 '이 땅을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며 자신의(김 위원장) 의지라고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과 남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전격 보도했다.
한편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북특사단 방북 전날인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협상가, 치프 네고시에이터(Chief Negotiator)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도 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적 반응엔 앞서 전격 취소됐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인해 또 다시 긴장상태로 교착의 수렁으로 빠져 들어갈 수도 있는 북미관계를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파견이란 묘수로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지난 6일 밤 8시경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를 통해 평양 방문 때 김 국무위원장이 미국 측에 전달해 달라고 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했지만 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실천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문 대통령도 이날 남북정상회담이행위원회가 준비위로 전환해 열린 첫 회의에 참석, "방문결과는 정말 잘됐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노고를 치하하면서 "(9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도 촉진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됐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더 풍성한 결실이 맺어지도록 준비위가 잘 논의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올 가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한반도 정세 문제 해결을 위한 '운전자론'을 주창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남-북간·북-미간 신뢰 구축의 실질적인 실천 단계로써 종전 65주년인 올해 말까지 한반도에 적대관계가 종식되고 평화무드가 조성될 수 있는 '종전선언'을 위한 한층 진일보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