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두산, 분단이후 남쪽서는 그저 바라보는 그리움의 산"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에서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정을 보면 6시 40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난 후 평양 순안공항에서 7시 27분 공군 2호기로 이륙, 약 1시간 정도 걸린 8시 20분께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삼지연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문 대통령 부부를 맞아 환대하고 두 정상 내외는 북측 군악대와 의장대, 북한시민들이 마련한 환영식을 참석했다.
남북 정상 내외는 자동차를 이용해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으로 향했다. 장군봉에서 기념촬영을 한 두 정상은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머물렀다. 이후 오전 10시 10분께 천지연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10분 후 천지에 도착했다. 이날 백두산 정상은 천지가 보일 정도로 화창했다. 일반적으로 백두산 천지는 일기가 가장 좋은 때만 볼 수 있는 영험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상 부부는 천지 주변을 산책했고 여기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도 동행했다9시 33분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도착했다. 장군봉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장군봉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측 주요인사들이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두 정상 내외는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이동해 기념촬영을 하고 환담을 나누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고 백두산을 소개했다. 이에 덧붙여 리설주 여사도 "7~8월이 제일 좋다. 만병초가 만발한다"고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백두산을 가더라도 우리 땅을 통해서 가겠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이제)소원이 이뤄졌다"고 감격해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말을 받아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과 해외동포들도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도 이에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서로 손을 잡고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측 수행원들에게도 사진촬영을 권하며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농을 건네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때 한라산도 같이 오르자는 얘기도 나왔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김 위원장께서)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그렇게)답해야겠다"고 화답했다.
송영무 국방장관도 여기에 더해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농담을 건네 다시 한번 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두 정상 내외는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내려가 다시 기념사진을 찍고 오전 11시 2분께 오찬 장소인 삼지연초대소로 이동했다. 천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천지연 물을 병에 담으며 감격에 겨운 듯 잠시 하늘을 쳐다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 등 일행이 천지에 도착한 20일 이곳 기후는 더 할 바없이 쾌청하여 천지 모습이 매우 선명하게 카메라에 담길 수 있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후 공식수행원과 함께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로 직접 서울로 돌아온다. 특별수행원 및 일반수행원은 평양으로 이동해 순안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귀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