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북한 김정은, 속임수 써서 뭘 얻겠는가? 미국이 가할 보복 감당 못한다"
비핵화 진정성 전파. 2차 북미정상회담 동력 주입
"국제사회, 北 선택.노력에 화답할 차례" 강조
한미정상회담, 미국외교협회 연설, 폭스뉴스 인터뷰, 유엔총회 연설 등 강행군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간의 일정으로 한미 정상회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미국외교협회 연설,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전달하고 2차 북미회담의 동력을 주입하는 등 성공적인 외교를 마치고 26일 오후 6시경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은 지난 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연이은 중차대한 외교 일정으로 중압감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물론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4차례의 정상회담,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IOC 위원장 면담 등 유명 인사들과의 3차례의 면담, 미 보수매체인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는 물론 미 외교협회 초청 연설 등 외교 일정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3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사진=청와대)
■ 유엔총회 기조연설···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 역설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라이베리아, 슬로바키아 정상 등에 이어 16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매우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하고,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면서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자신감있게 강조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평화'로 총 34번 사용했다. 15분간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단은 박수로 화답했다. 북한 대표단(2명)도 지난해와는 달리 문 대통령의 연설을 매우 진지한 태도로 경청했으며, 간단히 박수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린 내용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4월 핵 개발 노선을 공식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온 점과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은 9.9절엔 ICBM을 뺀 열병식을 하는 등 핵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고 있음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만일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하며,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유엔의 꿈이 한반도에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적 같은 일들이 한반도에서 벌어졌다"면서 "남북 두 정상은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고,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며 한반도와 북미 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한반도에 종전선언이 있기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가 지난 65년 동안 정전 상황으로,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며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에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바로 시작 시점"이라면서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 간 상호 신뢰를 토대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가야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한국이 유엔을 위해 많은 협력 사업을 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최근 5년간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5배 확대했고, 올해부터는 매년 5만 톤의 쌀을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등 우리 정부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탤 것임을 약속했다.
인권에 대해서도 올해가 '세계인권선언' 70주년으로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첫 조항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가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며,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위안부 문제 관련,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며 향후 국제사회의 여성·평화·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 할 것을 천명했다. 이 점은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시 '화해치유재단을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부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모두가 평화를 바라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전세계가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CFR·KS(코리아소사이어티)·AS(아시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청와대)
■ 미국외교협회 연설···종전 선언 필요성 강조
문 대통령은 25일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CFR·KS(코리아소사이어티)·AS(아시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북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와 관련, “(김정은이) '북한이 속임수를 쓰면 미국의 강력한 보복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제대로 보장해주면서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지원해 준다면 김 위원장은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김 위원장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많은 세계인이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 또는 속임수다, 또는 시간 끌기다라고 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북한이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해야 하는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정치적 선언이므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주한미군의 주둔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결정할 문제일 뿐"이라며 "이러한 종전선언의 개념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신뢰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단되었던 미북 간 비핵화 논의도 다시 본격화될 거라며 북미 정상이 다시 마주 앉으면 비핵화의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남과 북은 본격적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하게 된다"면서 "그 이전이라도 여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것이고 서해경제특구와 동해관광특구 개발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자신의 구상을 명확하게 밝히기도 했다.
또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에 대해서 추가 설명을 통해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를 넘어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발전하는 기반이 될 것이므로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전 진행된 미국 내 유력 언론인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그 시기에 대해 '연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사진=청와대)
■ 美 폭스 뉴스와 인터뷰···北의 핵관련 불가역적 조치에 한미는 전혀 손해 볼 것 없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앞서 진행된 미국 내 유력 언론인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그 시기에 대해 '연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개인적 소회를 밝히면서 "통일은 평화가 완전해지면 어느 순간 정말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시기가 제 생애 내에 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2차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그때 종전선언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간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빠른 시기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대체로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충분한 논의했음을 언급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도 금년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일각에선 실질적 비핵화 조치 전에 북한에 많을 것을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음을 의식해서 문 대통령은 과거 수 차례 비핵화 합의가 모두 실패도 귀결되어 이번 비핵화 협상도 그럴 거라는 회의적인 의견과 과연 북한의 약속 이행에 회의적인 여론이 있지만 이번 비핵화 합의는 과거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근거로 과거 비핵화 합의는 6자회담 등 실무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합의였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깨어질 수 있는 구조였다면 이번 합의는 사상 최초로 미국 대통령과 북한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나 합의하고, 전세계에 약속한 것인 만큼 그 책임감과 구속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문 대통령도 남-북-미간 이해관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가 완료되어야만 경제 제재가 완화돼서 어려운 북한 경제를 일으킬 수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지금까지 누구도 못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위대한 업적을 만들 수 있고 한국도 비핵화 완료에 이은 경제 제재 해제가 풀려야 남북간 본격적인 경제 협력이 이루어져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것이기에 이번 비핵화 합의는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변함없는 신뢰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고 그렇게 믿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싶어하고 그것을 위해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바라고 있음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 때문에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것이라며 그래서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많은 대화와 회담 모습을 TV 생중계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이나 전세계에 직접 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이제는 많은 세계인들이 저의 평가에 동의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하고 또 비핵화에 대해서도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상응조치라는 것이 반드시 제재완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우선 종전선언·인도적인 지원·예술단 교류와 같은 비정치적인 교류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영변 핵기지 폐기 시 장기간의 참관이 필요한데 그때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또는 비핵화 조치가 완료되고 나면 북한의 어떤 밝은 미래를 미리 보여주기 위해 경제시찰단을 서로 교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등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한다라는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 이런 비핵화 협상을 함에 있어서 북한이 취해야 되는 조치들은 모두 핵과 관련한 이른바 불가역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냐면 북한의 조치에 대해 미국과 한국, 양국이 취하는 조치는 군사훈련 중단인데 이는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고, 종전선언도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 또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이 속이거나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크게 타임테이블의 어떤 약속을 한 후에 그에 대해서 상대측의 약속을 신뢰하는 토대 위에서 이를 전개시켜 나가도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문-김 3차 정상회담 결과 높이 평가·종전선언 고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 과거의 분쟁을 뒤로 하고 이제 과감한 평화를 위한 도약의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해 미국 정부가 종전선언을 고려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아주 유익하고 건설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양국의 이익을 위해서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이후 고무적인 몇 가지 조치가 취해져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미군 유해 송환 등 조치들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 즉 이제 더 이상 북한이 미사일이나 로켓 발사를 하지 않는 점, 핵실험을 중지 한 점, 그리고 일부 군사시설의 해체 단계에 있음과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의 본국 송환 등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의 용기와 과감한 조치에 대해서 높은 평가와 함께 김 위원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이행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는 계속해서 이행이 될 것임을 강조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FFID)에 대한 명확한 이행을 재차 촉구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