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영장, 한건도 온전히 발부 안돼"
"국정조사는 정쟁화·3권분립 침해 우려"
국회 선진화법상 한국당 설득이 관건
◆…바른미래당 김관영(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홍영표·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사법농단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김용진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재판부를 설치하자는 데 한뜻을 모았다. 원만한 재판 진행을 위해 오는 11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 가운데 한국당에 대한 설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를 공정히 처리하기 위해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특별재판부 설치 필요성에 대해 "일반 형사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90%에 육박하지만 사법농단 사건 압수수색 영장은 단 한건도 온전히 발부된 적이 없다"며 "전부 기각 또는 일부만 발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 중 사법농단 사건을 관할할 가능성이 있는 다수 재판부의 재판장이 이 사건과 관련있는 것으로 거론"된다며 "현행 재판부에 의한 재판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야 4당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안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법안을 중심으로 논의하되 각론에선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8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뒤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의 경우 박 의원 법안에 100% 찬성하지는 않는다"며 1심에서의 국민참여재판 의무화와 특별재판부 판사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추천위원회 구성안 등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입법부의 권한인 국정조사가 아닌 특별재판부를 통해 접근하는 데 대해 홍 원내대표는 "그동안 사례를 보면 국정조사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생산적 결과를 내기보다 정쟁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장 원내대표도 "3권분립 차원에서 국정조사는 국회가 개입하는 형태이기에 가장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장이 존재하는 가운데 사법부를 부정하는 특별재판부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야권공조를 파괴하려는 정치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여야 4당은 국회 선진화법상 한국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법안이 처리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끝까지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