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동양·흥국은 매출, 영업익 모두 큰 폭 감소
3분기 누적 매출 5개사 제외 모두 감소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올들어 3분기까지 매출이 새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따른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 영향으로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KB생명, DGB생명, 하나생명 등 5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일 14개 생명보험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영업수익)은 51조 4050억원으로 전년동기 53조 6060억원 대비 4.1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조1250억원으로 34.6% 증가했으나 한화생명의 부동산 매각이익과 삼성생명이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 것을 실적에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이보다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3분기 누적매출 4조38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42% 매출이 줄어들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회사측에 따르면 비과세 혜택 축소에 따른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와 투자수익률 부진으로 충격이 컸다.
이어 흥국생명은 전년도보다 15.56% 줄어든 3조 5060억원, KDB생명이 11.32% 감소한 2조 8560억원 순으로 매출 감소폭이 컸다.
그 다음으로 농협생명이 전년도보다 9.16% 줄어든 8조 200억원, DB생명은 8.03% 감소한 1조 6600억원 순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에 치중돼 있던 판매구조 개선을 위해 보장성보험 신상품과 온라인 점유율 상승을 위해 핀테크 사업에 주력했으나 실적이 부진했다.
대형 보험사 중 한화생명도 전년보다 5.31% 감소한 11조 5850억원, 교보생명은 2.81% 감소한 9조 4390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미래에셋생명은 2조 70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4%, 신한생명은 4조 2730억원으로 전년동기 4.72% 감소해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DGB생명은 9610억원의 3분기 누적매출로 전년동기 대비 19.36%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오렌지라이프가 14.05% 증가한 3조72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뒤를 이었다.
KB생명은 1조 140억원으로 2.59%, 하나생명은 5420억원으로 0.62% 각각 증가했다.
14개 생명보험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DB생명, 하나생명 등 이익이 개선된 회사와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전환한 KDB생명 등 6개사를 제외하고는 어닝쇼크 수준으로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1조 58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 970억원 대비 44.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분기에 반영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 7824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순익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농협생명과 DGB생명은 올 들어 순익이 70% 이상 감소해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협생명은 24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려 전년동기 1040억원에 비해 76.76%, DGB생명은 20억원으로 75.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KB생명은 전년에 비해 36.32% 감소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사인 한화생명도 3850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에 비해 27.71%, 교보생명은 5140억원의 순이익으로 6.45%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한화생명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변액보증손익 환입 감소와 지난해 영국 런던 로프메이커 빌딩 매각액 약 800억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된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520억원의 순이익으로 12.40%, 동양생명이 540억원으로 9.43% 순으로 감소했다. 오렌지라이프는 3.11% 감소한 2650억원을 기록했다.
KDB생명은 16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신한생명은 129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동기 대비 24.98%의 증가율을 보여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미래에셋생명은 680억원으로 20.2% 늘어난 순이익을 올렸다.
이어서 DB생명은 12.13% 증가한 310억원, 하나생명은 6.01% 증가한 1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건강.상해 중심의 보장성 상품 라인업 강화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위험손해율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유암종 및 암 요양 관련 보험금 약 390억원의 지급과 즉시연금 관련 최저보증 금액 하회분 지급액 약 90억원의 영향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이 전망되고 있으나 당분간 낮은 수준이 예상되며 국내 경기 회복세와 향후 새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따른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로 국내 보험사 환경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지난 14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17 시행 시기를 2022년으로 1년 연장함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필요한 시간을 벌게 됐다.
보험업계는 "급하게 자본을 확충할 필요성이 적어지고 상품 개발 및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며 "회계시스템 준비와 설비·투자 등에 여유가 생겨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