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체코총리와 회담서 "우리기업 참여 관심 가져달라" 당부
바비쉬 총리 "준비 마무리 못해…한국, 바라카 사례 등 원전 안전성 기술 확보"
靑 "탈원전, 60년 내다 본 장기정책···이 정부선 에너지 전환정책이 올바른 용어"
"에너지 전환정책과 원전수출은 별개
한국과 체코는 28일(현지시간) 체코가 추진 중인 1, 2기 원전건설 사업에 대해 향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체코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프라하 시내 힐튼호텔에서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체코 정부가 향후 원전건설을 추진할 경우 우수한 기술력과 운영·관리 경험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경우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 추가 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맞췄다"고 말했다.
바비쉬 총리는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원전건설 사례들을 잘 알고 있고, 우리도 준비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며 "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 사례를 잘 알고 있으며, 한국은 원전 안전성에 관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바비쉬 총리는 아직 준비가 안 됐지만 원전건설 추진 의지를 확실하게 밝혔지만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 정상 간에는 원전 사업과 관련해 상당한 이해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향후 원전 수주 전략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으나 체코도 나름의 전략이 있어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어떤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계산을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과 해외 원전수출이 상호 모순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좁은 국토에서 밀집된 원전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한국적 특성이 있다"며 "그래서 원전 개발과 원전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각 국가의 전략은 그 국가의 특성에 맞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쓰는 것과 원전 수출은 별개의 얘기"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환 정책'과 '탈원전'이란 용어의 모호성과 관련해서 이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정책이 맞다"며 "탈원전 정책 추진은 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즉 60년을 내다보고 진행해야 하므로 이 정부에서는 원전 비중을 일부 줄이는 선, 에너지의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원전 관련 사고가 있었음에도 문 대통령이 회담 중 한국 원전에서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언급한 의미에 대해선 "지금 해외 세일즈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해외에서 인지하고 기억할 만큼의 큰 규모 사고가 없었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바비시 총리도 한국 원전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이 관계자는 언급했다.
양 정상은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 및 체코의 리튬 광산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한국 기업 참여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EU 철강 세이프가드와 관련, 한국이 수출하는 철강 제품이 대부분 자동차·가전 등 EU 내 한국 기업이 투자한 공장에 공급돼 현지 생산증대·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해당 조치에서 제외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K-9 자주포 수출 등 방산 분야에서 양국의 장점을 살려 완제품 수출, 기술지원 및 공동생산 등 다양한 협력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의 진전 동향과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체코 측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바비쉬 총리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북한과 상호 상주공관을 운영 중인 체코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