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북구청장 통화 후 "설득력 있다. 제도 개선하라" 지시
"복지비지수 55%이상, 재정자주도 35%미만 기초단체 재정부담 덜어줘야"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산 북구청장이 호소한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재정악화가 심각한 기초단체에 대한 제도 개선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재정악화를 호소한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에 대해 "상당히 타당하고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라고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 구청장이 보내온 편지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한 뒤, "이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해 달라"며 "원 안건은 아니지만 함께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편지를 보낸 정 구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용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재정자주도가 80%에 가까운 기초자치단체나 부산 북구처럼 30%가 안 되는 기초단체나 똑같은 비율로 기초연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부산 북구 같은 단체는 아주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면서 "부산 북구는 부산 16개 구 가운데 재정자주도는 가장 낮은데, 기초연금 분담비율은 가장 높아 기초연금 예산이 비슷한 다른 구들에 비해서 오히려 기초연금 분담금액이 2.5배 이상 더 높은 그런 불합리한 결과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구청장은 우선 부산 북구처럼 사회복지비 지수가 55% 이상이면서 재정자주도는 35% 미만인 기초단체에 대해 기초연금법 시행령 개정이나 보조금 관리에 관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가의 기초연금 부담을 늘려 기초단체의 재정 부담을 덜어달라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을 해 달라"고 지시했다. 현재 전국에는 이와 같은 기초단체가 부산 북구, 광주광역시 북구와 서구, 대구광역시 달서구 등 4개구가 있다.
정 구청장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복지비 과중으로) 올해 공무원 인건비 130억 원을 편성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고, 복지대상자가 아닌 일반 주민을 위한 사업에 많은 제약을 받는 등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부산 북구의 복지비 분담률은 본예산(4천125억원) 기준 71.4%에 달해 재정자주도가 30%에도 못 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