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이사관)
지난해 12월 8일(토) 새벽, 종합부동산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부가가치세법 등 총 21건의 세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 21건의 세법 개정안은 575건에 상당하는 세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심사소위의 치열한 심사과정을 거쳐 대안의 형식으로 탄생되었다.
여기에선 2018년 세법개정안이 어떠한 내용과 정책목표를 담고 있는지와 향후 후속조치는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임대주택 정책의 신뢰제고 및 주택시장 안정 대책의 '정책조합' 마련과 후속조치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관련 세법 개정안은 기존의 임대주택 등록활성화 정책(2018.12.13.발표)과 조정지역 내 양도세를 중과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2017.8.2.),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지역 내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재도입하는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2018.9.13. 발표)간의 정책목표 구현과 상호충돌을 국회 '합의의 기술'을 통해 해소하고 마련한 정책조합이라 평가할 수 있다.
우선 분리과세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필요경비율과 기본공제가 등록사업자와 미등록사업자로 차등 적용했고,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등에 대한 공제율을 다소 축소 조정하였다.
둘째,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기본적인 세율 인상과 3주택 이상과 조정대상지역 2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는 중과세율을 적용하되, 1세대 1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다소 완화했다.
다만, 이러한 부동산 세제개편과 관련해서는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혜택 및 양도소득세 중과 재도입, 조정대상 지역 내의 양도세 중과 및 완화, 종부세율 인상 등이 주택시장 안정 등의 조세정책 목표와 어떠한 연관성과 회귀적인 효과가 있는지를 단기, 중기 및 장기적으로 면밀히 살펴 이를 입법 피드백 하는 정책평가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근로장려금과 청년고용시 추가지원 확대 등 민생경제 지원 강화와 후속조치
이번 소득세법 등 개정에서는 첫째, 최근 가계소득 정체, 고용여건 악화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저소득가구의 소득지원 강화 및 근로유인 제고를 위해 근로장려세제를 전면적으로 확대 개편했다.
둘째,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제받는 간이과세자의 연매출 기준금액을 24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경영여건 악화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더 많은 간이과세자들이 납부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심각한 고용위기 상황의 극복을 세제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넷째, 농협 및 신협 등 조합원에 대한 비과세 2년 연장, 신용카드 공제 1년 연장 등을 통한 금융취약계층과 일반국민에 대한 세제지원이 지속되도록 하였다.
소득세제 등의 개정과 관련하여서는 근로장려세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고임금자의 수급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자격이 있음에도 수급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집행이 필요하다. 그리고 신용카드 공제연장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필요성과 효과성 및 공제제도의 향후 운용계획 등에 대한 종합적인 방향의 설정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혁신성장 및 4차 산업혁명 대비 투자 촉진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지원 확대와 후속조치
그리고 법인세법 등 개정에서는 우선, 사업용자산 또는 혁신성장투자자산에 가속상각을 허용해 기업들의 투자에 따른 부담을 완화했다.
둘째, 지역의 주력산업의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등 위기지역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했다.
셋째, 국외 사업장을 부분 축소 또는 유지하면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감면의 대상을 중소․중견기업에서 대기업까지로 확대하되 조세감면의 지역별 차등을 두었다.
넷째, 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에 투자하는 경우 최대 3%를 세액공제하는 제도를 신설하면서, 지방에 대한 투자를 보다 촉진하기 위해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에 투자하는 경우로 세액공제의 범위를 한정하였다.
하지만 법인세 등 세제지원을 통한 기업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다음의 조건들이 고려돼야 한다.
위기지역 창업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환경보전시설 등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 등에 대해서는 입법영향 평가를 통한 정책 효과성을 검증하는 한편,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위기지역 이외의 지방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등의 정책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또 중소기업의 경영승계를 지원하는 가업상속공제제도는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입장과 중소기업의 원활한 승계라는 입장이 대립되어 왔는데, 과세형평성을 도모하면서도 국제적인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방향으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재정분권 강화 및 국민편익 증진을 위한 규제혁파와 세법체계의 정상화 등을 위한 후속조치
마지막으로 부가가치세법 등 개정에서는 부가가치세액의 지방소비세 전환비율이 현행 11%에서 15%로 상향되고, 입국장 면세점이 논의를 시작한 지 수 십년 만에 도입됐다.
맥주의 주세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논의, 적극적인 기부금 모집이 가능한 고향기부금제도 도입을 통한 고향기부세 신설논의 등 사회적 변환에 대응한 세제개편 논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지방소비세 추가 전환에 따른 국세세입 결손에 대한 대응과 이 개정을 통한 재정분권 강화 및 지방세 세수신장성 효과에 분석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세법 개편과 관련해서 정부는 2019년 4월까지 맥주를 포함해 전체 주류의 종량세 전환방안을 마련하고, 고향기부세 도입을 위한 세제개편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검토와 입법논거의 개발이 필요하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의 국민편익 효과를 평가하고, 입법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면세한도 및 구입한도의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고용승계 등을 위해 도입하는 면세점 특허갱신의 입법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