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는 정부가 '간편납세'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정작 납세자들은 쉽게 따를 수 없는데다 사이비 세무대리인을 양성할 수 있는 만큼,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국회 입법과정에서 도입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한국세무사회 임향순 회장은 26일 "현행 세법에서도 간편납세제도와 비슷한 간편장부·기준경비율·단순경비율·간이과세자 등의 제도가 있다"며 "새로운 제도는 '옥상옥'에 해당하는 만큼 철회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회장은 이어 "현재 시행되는 간이과세제도 등도 근거과세 확대라는 기본취지와는 다르게 '절세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본래 기능을 못하고 있는 간이과세제도를 축소·폐지하려는 마당에 옥상옥에 해당하는 제도의 추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제도철회를 위해 세무사회 차원의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시민단체들에 대한 설득노력과 아울러, 국회 입법과정에서 도입저지에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세무사회 정병룡 부회장은 "세무사회가 간편납세제도를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밥그릇'싸움이 아니라 조세정의 차원"이라고 전제, "제도가 도입이 되면 국가는 물론 납세자에게도 도움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간편납세제도 적용대상 납세자들은 기존 세무대리인들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방법과 간편납세제도를 통해 자진해서 소득상황을 신고하는 방법을 선택해서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하나의 세법만 있어도 영세한 납세자들이 제도를 따라서 할 수 없는데, 선택해서 적용하려면 두 가지 제도를 납세자가 다 익혀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납세자가 따라하기도 어려운 데다, 사이비 세무사만 양성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간편납세제 도입을 반대하는 세무사회가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 수준이 51%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이같은 결과는 세무사들 스스로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재 세무사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시장개척이 힘든 상황이어서, 어떤 사업자이든 직·간접적으로 세무사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근거과세를 주장하는 세무사회가 과연 자영업자의 소득양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