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하락세, 2012년 이후 최장
매매가 변동률도 17주째 마이너스
◆…최근 18주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 자료=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17주째 침체기를 걷고 있다. 거래 위축에 따른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7년 만에 18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찍었다. 재건축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의 경우 매매가격이 높은 수준인 만큼 지난해 하반기 매입자는 수천만원의 자산가치 감소가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부동산114는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4%를 기록했다며 8일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하락세가 시작된 재건축 아파트는 이번주 -0.02%로 전주 -0.06% 대비 낙폭은 줄었으나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무르면서 18주간 누적 변동률 -2.4%까지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하락세는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최장기록이다.
◆…서울 주요지역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지역별로는 중랑(0.02%)과 종로(0.02%)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약세를 보였다. 성북(-0.12%), 양천(-0.10%), 강서(-0.08%), 서초(-0.07%), 송파(-0.06%), 관악(-0.05%), 강남(-0.04%), 금천(-0.04%), 노원(-0.03%), 도봉(-0.02%), 마포(-0.02%), 성동(-0.02%), 구로(-0.01%), 영등포(-0.01%) 등의 순이다. 나머지는 0.00% 보합세로 나타났다.
강남 3구와 강북권 일부에서 투자자 이탈로 매물이 쌓였으나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성북은 정릉동 길음뉴타운10단지가 1000만원, 하월곡동 래미안월곡1차·꿈의숲푸르지오 등이 250만~4500만원 하락했다. 양천은 재건축 지연에 따라 목동신시가지가 1000만~2500만원, 강서는 염창동 염창1차보람더하임·가양동 강나루2차현대·화곡동 우장산IPARK·e편한세상 등이 1000만~5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이와 달리 소폭 상승세를 보인 중랑과 종로는 저평가 요인과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다는 것이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신도시(-0.08%)와 경기·인천(-0.03%)도 여전히 약세다. 신도시는 광교(-0.50%), 위례(-0.20%), 평촌(-0.13%), 중동(-0.11%), 분당(-0.06%) 등이 떨어졌고 다른 지역은 보합 흐름을 나타냈다. 거래 절벽이 길어지면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세가 붙지 못하는 가운데 광교는 이의동 광교e편한세상·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래미안광교 등이 500만~1000만원, 위례는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이 1500만~2000만원 가량 내렸다.
경기·인천은 광명(-0.21%), 안성(-0.18%), 평택(-0.15%), 오산(-0.10%), 하남(-0.09%), 의정부(-0.07%), 고양(-0.05%) 등으로 조사됐다. 광명은 철산동주공13단지와 하안동e편한세상센트레빌이 2000만~2500만원, 안성은 석정동 신원아침도시가 1000만~1500만원, 평택은 안중읍 늘푸른이 500만~750만원씩 각각 하락했다.
전세시장은 이번주 서울이 -0.05%, 신도시가 -0.15%, 경기·인천이 -0.10% 등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약세다. 다만 서울의 전세가격 낙폭은 전주 -0.11%보다 다소 줄었는데 최근 하락을 주도했던 송파구가 0.09%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헬리오시티 입주 3개월차로 전세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됐고 신천동 일대 재건축단지 이주로 잠실파크리오 전세가격이 500만원 올랐다. 이밖에 다른 지역에서는 성북(-0.41%), 종로(-0.21%), 동작(-0.20%), 서대문(-0.14%), 강북(-0.13%), 강동(-0.10%), 서초(-0.09%) 등 대부분 하락세를 내비쳤다. 성북은 길음동 길음뉴타운6·8단지가 1000만~3000만원 하락했고 종로는 무악동 인왕산IPARK와 창신동 두산·이수가 500만~1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신도시는 광교(-1.00%), 위례(-0.39%), 평촌(-0.18%), 동탄(-0.18%), 일산(-0.13%), 산본(-0.09%) 등에서 하락세가 나타났고 경기·인천에선 구리(-0.36%), 안양(-0.35%), 오산(-0.31%), 광명(-0.24%), 남양주(-0.21%), 의왕(-0.21%), 시흥(-0.2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에서 성수기로 꼽히는 봄 시즌이 찾아왔으나 거래 회복은 요원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장기간 하락하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반전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 중심 매매 전환이 일어나면서 위축된 거래량부터 기지개를 켜야 한다"면서 "다만 아직 그런 조짐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의 대출규제로 주택 수요층이 내 집 마련을 주저하는 상황이고 다주택자는 세금 인상 우려에 보유 주택을 매물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거래 절벽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복원되기까지 매매·전세시장이 봄기운을 만끽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