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인수 당시 보다 20% 감소하며 뒷걸음
모건스탠리 인수·합병 후 누적적자 408억원
보쌈, 부대찌개 등으로 명성을 날렸던 외식프랜차이즈업체 놀부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경영부실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놀부는 모건스탠리PE(MSPE)에 인수된 뒤 합병하면서 떠안게 된 영업권과 부채로 합병 후 7년간 2개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나타내며 408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놀부는 외식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최저임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매출 부진에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서며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놀부는 지난해 8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1년 인수 당시 1084억원 보다 외형이 20%나 감소했다. 이와함께 당기순손실 220억원으로 창업이후 최악의 경영성적표를 보였다.
이 회사의 매출은 합병 이후 2014년 1212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으며 성장궤도에 들어선 듯 했으나 곧바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식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2012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모건스탠리PE 측이 놀부를 인수하며 높은 영업권을 치른 것과 관련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 수익증대, 향후 시장성 등으로 862억원의 영업권을 계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PE의 놀부 인수·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는 물론 프랜차이즈업계의 시장성도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저조한 매출실적을 드러냈다.
영업이익도 합병 전인 2011년 113억원으로 10.4%의 영업이익률을 보일 정도로 양호했으나 2017년 –32억원, 2018년 -1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합병 후 7년 중 최고 영업이익을 낸 2016년의 경우도 영업이익이 45억원으로 3.7%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합병으로 떠안게 된 영업권 상각과 최저임금 인상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놀부는 모건스탠리PE 측이 종전의 대주주로부터 기업을 인수하면서 지불한 영업권 비용을 떠안음에 따라 매년 영업권 상각액(20년 정액상각) 43.5억원을 판매비와일반관리비에 계상해 왔다. 2018년 말 현재 상각 후 영업권 잔액은 410억원으로 향후 9년 가까이 더 상각해야 할 정도의 부담으로 남아있다. 이 상각이 놀부의 영업이익률을 반 토막 낼 정도로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놀부의 순이익 구조를 보면 더욱 암담하다.
놀부는 모건스탠리가 인수할 때 금융회사에서 빌린 빚도 떠안은데 따른 이자상환 부담으로 영업외비용이 급증해 합병 후 7년 동안 대부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408억원의 적자를 누적시켰다.
인수 전인 2011년까지 매년 20~4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으나 2012년에는 94억, 2013년 17억, 2017년 6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으며 특히 2018년에는 220억원이라는 큰 폭의 순손실을 보였다. 2012년 이후 7년 동안 5개 사업연도가 순손실을 보여 적자가 쌓이고 있다.
모건스탠리PE의 인수금융이 놀부에 전가되면서 2012년 합병 당해 연도 이자비용으로 39억원을 지급하는 등 적자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놀부는 인수 당시의 기대와 달리 매출이 정체되어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에 따른 영업권 상각과 인수금융 이자상환 비용을 모두 떠안게 됨에 따라 부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합병 이후 놀부의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도 취약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놀부는 인수금융 이자와 원금도 상환하면서 현금유동성이 바닥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놀부의 현금흐름표에서 100억원에 이르던 기말 현금이 2017년 2.7억원, 2018년에는 1.3억원으로 줄어들어 자금이 바짝 말라붙었다.
또한 2011년 재무제표에서 167억원이던 현금성자산도 매년 감소해 2018년 말에는 1.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또한 매출정체로 영업에 의한 현금 창출은 제한적인데 비해 인수금융 원리금 상환으로 현금유동성이 바닥난 것으로 분석된다.
놀부 현금유동성이 고갈 상태임에도 2018년 말 차입금 잔액은 333억원이 남아 있어 앞으로도 수 년 동안 놀부의 현금유동성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조세일보의 질의에 놀부 측은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놀부 측은 모건스탠리PE 인수·합병과 관련해선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 조력을 받아 합법적인 인수금융 구조를 설계해 인수·합병했으므로 합병 건은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들은 “미국계의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PE가 비록 놀부를 투자목적으로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유동성이 바닥날 정도로 부실화 되게 방치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더 이상의 부실화 방지를 위해 자금충당은 물론 수익성 다변화 노력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