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한미 연합훈련 등 비방
김정은 방러 시기에 맞춰 비방의 날 세워···의미에 주목
◆…25일 북러 정상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24일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때리기에 이어 남한을 향해서도 비방의 날을 세우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5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한은 민족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기대를 외면한 채 과거의 체질화된 도발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 발표이전 시기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2일부터 2주일 동안 남한군부가 미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연합공중훈련이 바로 그 대표적 실례의 하나"라고 밝혔다.
조평통은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온 민족의 총의가 반영된 역사적인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라며 "북과 남이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확약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행위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북남이 힘을 합쳐 평화와 화해협력의 소중한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기 위해 애써 노력할 대신 지난 한 해 동안 이룩해 놓은 한반도의 화해기류에 역행하는 남한당국의 배신행위는 우리로 하여금 커다란 실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한은 이번 훈련만이 아니라 지난 3월에도 '키 리졸브' 훈련을 '동맹'이라는 허울로 바꾸어달고 이미 중단되게 된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한이 간판을 바꾸어달고 규모축소 흉내를 피우며 아무리 오그랑수(속임수)를 부려도 은폐된 적대행위의 침략적이며 공격적인 성격과 대결적 정체를 절대로 가릴 수 없다"며 "이러한 군사적 도발책동이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북남관계를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엄중한 정세를 조성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평통은 "앞에서는 평화와 대화를 운운하고 뒤에서는 여전히 동족을 반대하는 불장난질을 하고 있는 남한의 이중적 행태를 이해할 수 없으며 추태를 예리한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다"며 "남한이 미국과 함께 군사적 도발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가 그 어떤 대응조치를 취하든 남한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며 만일 그에 대해 시비질할 때는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사태가 험악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남한은 이 중대한 시기에 노골적인 배신행위가 북남관계 전반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별있게 처신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공군은 지난달 18∼29일 임무수행 중 비상탈출한 조종사를 구조하는 프로그램인 '퍼시픽선더' 훈련을 진행했고, 미국 해안경비대(USCG) 소속 버솔프 경비함이 제주도에 입항해 28일 한미 해경정과 검문검색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들은 한미가 공중과 해상에서 진행한 연합훈련을 두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한미연합훈련이 4.27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 군사분야 합의를 깨는 행위라고 강력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개인 필명의 논평을 통해 "최근 미국과 남한 군부가 공중과 해상에서 연합훈련들을 강행하며 군사적 압박에 매달리고 있다. 이것은 모처럼 마련된 긴장 완화 분위기를 파괴하려는 위험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확약한 싱가포르 조미(북미) 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오늘날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가 다시금 악화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깨버리고 군사적 도박을 강행한 도발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남한을 향해 비난의 날을 세웠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이날 조평통이 대변인 논평을 통해 남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세지를 보낸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