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삼성전자,SK하이닉스
세계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SK하이닉스보다 매출은 2배이상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감 추세도 닮은꼴로 차별화된 모습을 발견하기 어려운 실적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2019년 1분기까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9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 46.78%, SK하이닉스 45.08%로 1.7%P 차이를 보였다. 이 기간중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이 대부분의 분기에서 근소하게 앞섰지만 시황이 좋을 경우에는 SK하이닉스의 이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과 2018년 삼성전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5.05%와 51.66%, SK하이닉스는 각각 43.02%와 51.54%로 연간 기준 실적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정점에 달한 지난해 2분기~4분기에는 SK하이닉스가 0.95%포인트~3.14% 포인트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든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8.47%로 20.18%에 그친 SK하이닉스에 비해 8.30% 높았다. 이는 갤럭시S10 시리즈를 비롯한 자체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와 프로세서, 자동차용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부문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기간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2배 이상 높았다. 분기별 매출액(평균)은 삼성전자가 19조4467억원, SK하이닉스의 8조5919억원으로 삼성전자가 126.34% 많았다. 영업이익도 9조3222억원과 3조9624억원으로 삼성전자가 133.5% 더 거둬들였다.
특히 제품 포트폴리오가 디램과 낸드플래시에 편중된 SK하이닉스의 경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더 높은 성장을 보이는데 비해 시황이 나빠지면 경쟁 기업들보다 먼저 실적이 둔화되는 등 시황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의 활황이 시작된 2016년 4분기 영업이익률이 28.67%로 삼성전자 33.31%에 비해 낮았지만 정점에 달한 지난해 3분기에는 56.69%로 55.11%인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그러나 디램 가격이 폭락한 올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의 28.47%에 비해 8.30%P나 낮은 20.18%에 그쳤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이 변동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감률 추세선과 영업이익의 증감을 나타내는 영업이익 증감률 추세선의 기울기도 SK하이닉스가 더 심해 시황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외국기업들의 경우 서로 다른 회계기를 적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시황을 반영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한계는 있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마이크론, TI, 인텔 등의 시황민감도는 국내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 2017년 국내기업의 평균매출액 성장률은 10.54%로 외국기업들의 3.31%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국내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0.33%였으나 외국기업은 2.29%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1분기 이후 9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국내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4조193억원, 외국기업은 7조7156억원, 영업이익은 국내기업 6조6573억 원, 외국기업 2조2493억 원으로 국내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1.70%, 195.98% 많았다.
업계관계자는 “상대적 차이는 있지만 국내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반도체 시장상황에 따라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메모리에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 때문”이라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확대가 절실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5G(5세대 이동통신)나 AI(공공지능), IoT(사물인터넷),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신산업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