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차 국회 찾아, 5부요인과 각당 대표들 환담
문대통령, 황 대표 얘기 끝나자 사법개혁으로 화제 돌려...무언의 반박
"이번이 4번째, 지금 경제 활력, 민생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5부요인, 각당 대표들과 환담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가진 환담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조국 전 장관' 관련 발언에 대해 직답을 피하는 등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 5부요인과 국회부의장, 각당 대표 및 원내대표들과 환담을 나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조국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그 부분은 아주 잘 하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조 장관 임명 후 국민의 마음이 굉장히 분노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시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발언 내내 고개를 끄덕였지만 얘기가 끝나자 답 없이 잠시 기다렸다가 곧바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대법원에서도 법원개혁안을 발표했죠. 한 말씀 하시죠"라고 사법개혁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이를 두고 황 대표 발언에 무언의 반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법원장은 이에 "다른 행정부처도 마찬가지겠지만 대법원에서 10월에 법원개정안 현안 관련된 법안을 냈다"며 "또한 본격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쉽지만, 어쨌든 정기국회 내에 저희들이 낸 개정안, 제도개선 관련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입안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출범 직후에 일자리 추경 때문에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20대 국회에 왔고, 이번에 4번째"라며 "국회 예산심의에 도움이 많이 됐으면 싶다. 특히 지금 경제 활력, 민생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다. 당연히 정부부처도 노력해야겠지만 국회도 예산안 법안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제르바이잔 등 국가 외유와 관련해선 "당연히 경제적·외교적으론 미·중·일 등 나라들이 더 중요하다"면서도 "한국은 똑같이 어려운 처지에서 경제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좋은 모델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게 한국 외교가 할 수 있는 좋은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주변국 외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에 "남북문제만 잘 된다면 민족이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오는 것도 같다"면서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라도, 국회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깊이 생각을 해달라. 대통령은 모든 정치의 중심이니 신경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색국면인 한일교류에 대해서도 운을 뗐고, 문희상 의장은 "저도 이번에 11월3일 G20 국회의장 회의 참여한다"며 "그전에 한일의원연맹간 약속으로 우리쪽에서 50명 이상 이 일본에 가고 그쪽에서 150명이상 참여한다. 세션별로 토론하기 때문에 굉장히 깊숙한 토론 있을 것"이라고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이낙연 총리께서) 이번에 천황 즉위식 축하사절로 가니까..."이라며 그 결과에 기대가 크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바른미래당 소속의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이날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에 문 대통령은 물론 총리도 참석 못해 아쉽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해마다 다 가는데, 이번엔 (부득이 참석 못해)..."이라며 겸연쩍어 했다.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환담을 마무리하면서 "평소에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많이 귀담아 주시고 하면 대통령 인기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자 좌중의 웃음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따라 웃기만 했다.
이날 환담에는 문 의장을 비롯해 김명수 대법원장, 최재형 감사원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주영 국회부의장, 주승용 국회부의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의 참석했다. 청와대는 노영민 비서실장이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