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운 EY한영 파트너.
지난 2013년 9월 OECD 및 G20이 '국제적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EPS)'에 대해 15가지 시행지침(Action Plan)에 대한 최초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후 각 시행지침의 구체적 실행을 위해 각국 세법 개정 및 다자간 협약 개발에 대한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을 포함한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급변하는 국제조세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각 기업의 세무담당자는 해외사업 또는 다양한 국제 거래로 인한 잠재적인 세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BEPS 시행지침 15가지 중 시행지침7은 고정사업장의 인위적 회피방지와 관련된 것으로, 국내외 세무환경 변화를 큰 틀에서 다시한 번 살펴보고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 살펴보고자 한다.
'OECD의 BEPS 시행지침7'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법인 또는 거주자가 외국법인을 대신해 계약을 체결하는데 상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계약의 중요한 수정 또는 변동사항이 없이 체결되는 위탁판매거래 모델의 경우에도 고정사업장에 해당될 수 있다.
둘째. 통상적으로 조세조약 조항에 따라 제품의 단순 저장 및 인도 행위 등 고정사업장이 형성되지 아니할 수 있는 활동들의 경우에도, 기업 전체의 관점에서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업의 일부에 해당하는 경우 예비적 또는 보조적인 활동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셋째. 기업활동의 세분화 방지규정은 동일한 장소 또는 동일 국가 다른 장소에서 기업과 그 특수관계인에 의해 수행되는 사업활동들이 서로 결합되어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 사업의 중요한 일부가 수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넷째. 계약을 분리하거나 여러 개로 분할해 체결하는 경우에도 계약 분리의 주요 목적을 고려하고 계약간 연관된 활동으로 발생한 시간을 통산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각국 세법개정 내용에 있어 일부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해외 많은 국가들과 더불어 국내 법인세법도 OECD의 권고안에 따라 2019년 세법 개정 시 이를 적극 반영했다.
이 때문에 기존 고정사업장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각 국 과세당국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고정사업장 이슈를 제기하고 실제 과세로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 추징된 세금을 본사단계에서 세액공제 등의 방법으로 구제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이중과세가 이루어지게 되는 부문이 기업들로서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 같은 글로벌 세무환경의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들은 해외사업과 관련해 아래 세가지측면에서 적극적인 고려와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활동이나 새로운 형태의 거래를 계획하는 경우 과거의 경험과 관습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해외 사업관행에 비추어 볼 때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 미래에도 문제가 없을 것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 국의 세법과 세무관행은 지속적으로 변화되고 있으므로 현재의 관점에서 세부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이미 지점 또는 자회사 형태로 진출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경우에는 현지 매출 또는 거래규모가 큰 사업장을 위주로 잠재적인 리스크 분야를 세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특정국가에서 사업철수가 예상되거나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업철수 실행 전 잠재적 세무 리스크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사전적으로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해외사업이 손실 상태이거나 이익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세무 리스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 사업철수시 세무조사 등으로 인하여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을 추징당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조세환경에 대응해 기업들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고 할지라도 잠재적인 세무 리스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잠재적 리스크 분야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면 이를 어느정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에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인해 비즈니스의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상황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울러 향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경우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