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달러·유로 환율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유로화가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맥을 못추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이 내년 말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한채 유럽연합(EU)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달러·유로화 환율은 지난 20일 모닝스타 기준으로 유로화당 1.1082달러로 전일보다 0.0038달러(0.34%) 내렸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3년간 유로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지난 2018년 2월 16일 1.2497달러로 가장 높았으나 브렉시트 위험이 노출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12일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파운드화가 급락하는 현상도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은 양측이 내년말까지 전환기간에 무역협정을 포함해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미래관계 협상이 시한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없을 경우 전환기간은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다. 단 내년 7월 1일까지 양측이 모두 연장에 동의해야 한다.
영국 정부가 전환기간 연장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이 내년 말까지 미래관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영국 존슨 총리의 계획 하에서는 무역협정을 협상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해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떠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도 노 딜 브렉시트 발생 가능성을 25%로 책정해 놓고 있다.
유로존과 독일의 경기 부진은 영국의 브렉시트와 터키 사태 등과 함께 역내 불확실성을 키우며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로화가 당면한 경제적 상황도 당분간 유로화 강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형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0년 유로존의 성장 전망치를 1.1%로 내렸다. 아울러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양적완화도 지속하기로했다.
ECB는 지난 12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처음 주재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현행 -0.50%와 0.25%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ECB는 경제전망이 악화하고 하방 위험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재정적 여유를 가진 정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유로화의 약세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등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유럽 내 정치적 불안과 성장세 둔화 등 내부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유로존은 유럽 내 정치불안 지속과 유로지역 국가들의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동력이 약화될 처지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경기성장 저하, ECB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에 따른 환율 영향 등으로 인해 유로화의 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