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3조 8689억…전년대비 30%↓
◆…포스코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가 판매량 증가에도 원재료 가격 급등, 판매단가 하락 등 불리한 시황으로 인해 전년도보다 30% 정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2019년 성적표를 받았다. 1조원대 분기 영업이익 기조도 10분기 만에 막을 내렸다. 그나마 주력사업의 부진 심화 속에서도 일부 비철강 자회사들이 실적호조로 불황의 충격을 상쇄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최근 6년 영업실적. 2019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4조 3668억원, 영업이익 3조 8689억원, 당기순이익 1조 9826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3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9%, 30.2% 줄고 순이익만 4.8% 늘어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2.5%p 하락한 6.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 2조 4100억원 이후 2018년 5조 5426억원까지 4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나 양호한 흐름이 한풀 꺾였고 외형도 3년 만에 다소 후퇴된 모습이다. 순이익은 소폭 늘어났지만 2018년 4분기 합성천연가스(SNG) 설비 가동중단에 따른 손상차손 인식으로 8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부분에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분기별 흐름도 우하향 추세를 내비쳤다.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6조 430억원, 영업이익은 5576억원, 당기순이익은 25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직전분기보다 매출이 0.3%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46.4%, 순이익이 94.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 56.1%씩 줄고 순이익은 흑자전환으로 기록됐다.
분기 영업익의 경우 7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 3분기 1조 5311억원 이후 5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2017년 3분기부터 이어진 1조원대 영업이익 기조도 9분기 연속에서 끊어졌다.
포스코의 실적 악화에는 지난해 고로(용광로)의 주원자재인 철광석 최대 생산처 브라질과 호주에서 사고 발생 등으로 글로벌 공급차질이 빚어진 것이 주원인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원가부담을 커졌는데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이 2018년 톤당 65~75달러 수준에서 7월 평균 120달러대까지 치솟았고 8월 들어 공급이슈 해결로 하향 추세를 보였으나 4분기에도 90달러 내외로 안정화가 더뎠다. 반면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철강사들은 제품 가격반영에 어려움을 겪는 부침을 겪었다.
이에 판매량 증가에도 주력사업이 부진해 별도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2조 586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2.1% 줄어들었다. 다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역대 최대치인 568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포스코에너지도 5배 가량 늘어난 1209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활약했다.
회사측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요산업 침체,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어려운 판매여건 및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전년대비 40만톤 늘어난 3599만톤을 판매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WTP(월드톱프리미엄) 제품의 첫 1000만톤 판매 돌파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생산·판매 호조에 따른 최대 영업익 달성, 포스코에너지의 LNG직도입과 연료전지 구조개편으로 인한 영업이익 회복 등 그룹사 실적 개선으로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포스코는 최근 국내 유통가격과 글로벌 철강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순 이뤄진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도 불확실성을 어느정도 제거해주는 요인인 만큼 시황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연간 목표치는 매출 63조 8000억원, 조강생산 3670만톤, 제품판매 3500만톤으로 수립했다.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투자비는 지난해 집행액보다 2배 늘린 6조원으로 계획했다. 포스코는 "안정적 영업이익 확보와 미래시장 선도가 가능한 제품을 WTP에 선정하고 지속 판매를 늘리는 한편 지역·산업별 적정 가격정책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철강부문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환경, 안전, 설비에 우선 투자하고 생산 비관련 투자는 철저한 검증 후 선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