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양도받아 취득하는 경우, 이에 대한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일인 취득시기는 정비사업이 준공인가 돼 관리청에 준공인가 통지를 한 때라고 판시하였다.
도시정비법은 '정비기반시설은 그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 통지를 한 때에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의 이 조항에 비추어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시기인 취득시기를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라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결하였다.
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자는 기존에 있던 도로·상하수도 등 정비기반시설을 대체할 시설을 건설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기존에 있던 정비기반시설을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무상으로 취득한다.
취득세 납세의무는 토지 등 취득세 과세대상 물건을 취득한 때에 성립한다. 세법은 유상취득과 무상취득을 구분하여 취득시기를 각각 규정하고 있다. 유상취득의 경우에는 사실상의 잔금지급일 등을 취득시기로 규정하고 있고, 무상취득의 경우에는 계약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과거 사업시행자가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을 구성하는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은 무상의 승계취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인 사업시행자가 당초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를 취득시기로 보아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그 후 원고는 취득시기를 그 보다 앞선 사업시행인가일로 보아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 납부한 취득세는 납부할 의무가 없는데도 납부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납부한 취득세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만약 취득시기를 사업시행인가일로 본다면, 과세당국은 납부한 취득세를 환급해 주면서도 납세자에게 취득세를 과세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척기간 5년이 이미 경과하기 때문이다.
세법은 무상승계취득의 취득일은 계약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이 있을 수 없는 상속 또는 유증의 경우에는 “상속 또는 유증 개시일”을 취득일로 규정하고 있다. 세법에서 무상승계취득인 상속 또는 유증의 경우에는 취득일을 규정하고 있으나,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취득하는 경우의 취득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경우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를 취득시기로 보았다. 대법원이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세법은 사업시행자가 도시정비법에 따라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승계취득하는 경우의 취득시기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이러한 취득은 계약에 의한 취득이 아니어서 '계약일'을 상정할 수 없다. 따라서 무상승계취득의 경우 취득일로 규정한 계약일은 여기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그 취득시기는 상속 또는 유증의 경우에 준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그 취득시기는 법률에 정한 소유권변동시기가 되어야 한다.
도시정비법은 그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에 정비기반시설이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권변동시기는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임이 명확하다. 세법에서도 이 기준에 따라 취득시기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상판결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무상의 승계취득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던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일인 취득시기를 최초로 명확하게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두53075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