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파사데나에 있는 미국성공회 올세인츠교회의 에드윈 베이컨 주임신부는 6일 오전 미사 도중 "지난해 10월31일 미사때 초청자로 참석했던 조지 리거스 신부의 강론과 관련, 국세청이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내왔다"며 문건을 공개했다.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열린 미사에 참석했던 리거스 신부는 베트남전쟁과 걸프전쟁 등을 줄기차게 반대해왔던 성직자 모임의 일원이었고 이 교회에서 1967년부터 1995년까지 봉직했었다.
당시 리거스 신부는 이라크 전쟁을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예수께서 만약 조지 부시와 존 케리 두 후보의 정치 논쟁 현장에 계신다면 부시에게 '당신의 선제 공격 정책은 실패한 노선이오. 강제적인 정권 교체는 재앙을 초래할 뿐이오'라고 충고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올세인츠교회가 국세청으로부터 편지를 처음 받은 것은 지난 6월9일. 국세청은 이 편지에서 "우리는 부시 행정부의 대 이라크 정책을 자극적으로 비난하는 강론을 주목한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교회측은 국세청에 대선 이전에 발간됐던 모든 인쇄물과 각종 행정사항에 관한 복사본을 전달하고 선거에 관여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으나 국세청은 최근 다시 편지를 보내 접수한 문건들에 대해 만족할 수 없으며 공식 조사를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고 베이컨 신부는 말했다.
과거 국세청 면세 담당자였고 현재 교회의 세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커스 오웬스변호사는 이에 대해 한마디로 웃기는 처사라며 "국세청측이 최근 만나서 조정해보자고 제의해왔다"면서 "잘못을 뉘우치면 더이상 문제삼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세청은 올세인츠교회 이외에 반정부 성향의 다른 종교 시설에도 이 같으 내용의 협박성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웬스 변호사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모종의 정치적 동기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정부를 비판해온 다른 2개 교회에도 비슷한 내용의 서한이 접수된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6년전에도 20여개 교회에 이와 유사한 서한을 보낸 적이 있는데 지금은 감시직원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은 시설에 편지들이 배달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