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시탈(북한과 각시탈 합성) 인기 급증...2020년 2월부터 방송
공동제작자 "북한군의 현실 알리고, 남북간 이해 더 넓히려 시작"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최근 전직 북한군 출신 청년들이 진행하는 화제 유튜브 채널인 '북시탈tv'를 집중 조명했다.
◆…'북시탈tv' 홈페이지
VOA는 15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으로 탈출한 전직 북한군 출신 청년들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남북한 군인들의 병영생활을 비교하고 드라마 같은 탈출 과정을 소개하는 '북시탈tv' 영상은 조회 수가 수십만 건에 달한다. 이들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유튜브로 평범한 한국 내 일상을 소개하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선(死線)을 넘어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군 출신 청년 탈북민들이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북시탈'(북한과 각시탈의 합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북시탈'은 지난 2012년 서부전선을 통해 망명한 정하늘 씨와 2016년에 중동부 전선을 통해 망명한 김강유 씨가 지난 2월부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북시탈tv'의 방송 콘텐츠들(유튜브 캡처)
'북시탈tv'는 북한군 병사들의 다양한 병영생활을 한국군과 비교해 자세히 설명하는가 하면, 한국군 장교나 최근 망명한 북한군 동료를 초대해 최근의 북한군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일례로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망명한 북한군 병사들의 비무장지대(DMZ) 통과 과정과 'DMZ 인근 북한군 병사들의 식사'에 대해서 망명자들의 녹취를 보도하기도 했다.
공동 제작자 중 한 명인 정 씨는 전날 VOA에 “북한군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남북 간 이해를 더 넓히기 위해 채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이다.
정 씨는 “북한군에 관한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이 없었다. 그래서 알려야겠다”며 “나아가 북한군의 열악한 인권도 알려서, 콘텐츠를 진행하는 과정에 모든 게 녹아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구독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웠다”며 “북한 군인들의 현실에 무척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생인 젊은 장마당 세대이자 DMZ를 실제로 넘어 온 북한군 출신이란 배경 때문에 콘텐츠 내용에 신뢰가 더 높았고, 최근 북한군 장교를 주인공으로 다뤄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나온 북한군 현실을 자세히 설명해 관심을 더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300~500 달러인 한국 사병들의 월급과 달리 생명수당을 포함해 150원에 불과한 북한군 병사들의 월급, 망명 뒤 북한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한국 군 당국으로부터 보조금 300만원, 미화로 2천430달러, 소총 등 무기까지 갖고 왔기 때문에 1만2천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는 얘기도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저는 많은 사람들이 저희 채널을 보고 북한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졌으면 좋겠고, 탈북자들에 대한 시선도 깨졌으면 좋겠다”며 “시작부터 정말 경험한 내용만, 더도 덜도 아닌 팩트만 전해주자. 그래서 탈북자 이미지 개선에도 이바지하자”고 시작 배경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하면서 많이 느낀 것은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댓글을 보면 그래도 빨리 통일이 돼 북한 주민들이 하루빨리 독재정권에서 해방돼 사람다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응원 글이 굉장히 많았다”며 “그래서 많이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또 “북한 주민들도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꼭 보여주고 싶은 영상이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사고는 굉장히 굳어있어요. 필터링을 해서 보려는 의심이 많죠. 그래서 저희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게임을 한다든가, 우리가 밥 먹고 사는 것, 냉장고 안을 보여주고. 개인이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것, 북한과 달리 도로가 좋아서 차가 고장이 잘 안 난다. 이런 걸 보여드리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볼 것 같아요”라며 “진짜일까 하다가도 와 이렇게 잘 산다고? 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