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주최 국회 토론회서 발제자로 나서, 여야 싸잡아 비난해
진 "진보는 빅데이터, 보수는 태극기로 싸워...보수, 대안 없었다"
"세상 달라져, 싱크탱크 있어야 하고, 사회과학적 인식으로 무장해야"
"모든 면에서 한국사회 주류 바뀌어...운동권, 어느새 기득권층 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당 주최로 개최된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통합당은 뇌가 없다"고 질타하며, 쇄신을 강조했다.(사진=진 전 교수 SNS 홈페이지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을 "한마디로 보수가 무능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의 대대적 쇄신을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의동·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 주최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보수가 노령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총선에서 중도층 표심이 더불어민주당·시민당으로 몰린 점과 관련해선 "중도층이 보면 저쪽(진보)은 정말 아니다. 집권세력에 대한 반감, 특히 조국 사태로 저들의 위선과 문제점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이쪽(보수)을 보면 저쪽보다 못 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신화는 이제 물 건너갔다. 요즘 젊은 세대는 1987년 이후다“며 ”21세기는 포스트 모던, 자유주의다. 이런 사람들은 국가를 얘기하는 걸로 토론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이 나와야 하는데 그걸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여러분은 북풍으로 재미를 많이 봤을 거다. 그런데 이제 북풍하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박근혜)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며 선거 패배와 연결됐다. 탄핵 정권의 패전투수인 황교안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았던 것 자체가 탄핵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에 정권심판의 주체가 못됐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 일부 의원과 보수 유뷰브의 '사전투표 개표조작설'에 대해선 "보수의 커뮤니케이션(소통)이 상당히 왜곡됐다"며 "그들과 적절하게 싸우면서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적절히 설득해야 되는데 그걸 못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거에도) 사회과학이 필요한데 이번에 보니까 음모론(밖에 없더라)이더라"며 "저쪽(진보)은 빅데이터로 싸웠다. 저쪽은 정보화 사회의 테크놀로지를 갖고 싸우는데 이쪽은 (오로지)태극기(뿐이더라)"라고 힐난했다.
이어 "통합당은 뇌가 없고 브레인이 없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망가졌다. 어느 순간 여론조사도 틀렸다"며 "세상이 달라졌다는 인식, 정보화 사회에 대한 인식을 학습해야한다. 싱크탱크가 있어야 하고 사회과학적 인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과학적 인식과 윤리적 의식의 현대성을 회복해야한다. 보수의 큰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면서 "보수의 태도도 정리해야 한다. 정치 경제, 남북관계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180석(현재 177석)을 획득해 '슈퍼여권'이 된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제가 볼 땐 저 사람들은 진보가 아니다. 지킬 게 더 많다"며 "저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굉장한 위협이 되는 신보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이런 평가와 관련해 "비리의 양상을 보면 된다(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정권에선 (부산)엘시티 건축 관련된 인허가 비리 이런 거다. 전통적으로 이쪽이나 저쪽이나 영호남 건설업자 등의 비리들이 대부분이었다. 산업화사회의 비리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제는 정권 관련 국책사업의 성격이 달라졌다. 태양광이라든지 배터리 사업, 공용 와이파이, 대개 이런 IT계열이다. 정경심 펀드도 이런 연결고리로 의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업화 사회에서 완전히 정보화 사회로 넘어왔고 생산과 소비 매체 모든 면에서 한국사회의 주류가 바뀌었다. 이들이 헤게모니(주도권, 패권)를 잡았다"며 "영화, 음악 등 모든 문화시장과 교수들, 이른바 저는 '어용'이라고 부르는데, 민주당에서 하기 좀 뭐한 걸 대신 처리해주는 청부업자"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사람들이 아직도 운동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느새 사회 기득권층이 돼서 이제 자기 아들·딸한테 세습을 해주는 단계까지 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권 시절의 망상이라고 할까, 자기들은 개혁하고 있고 운동하고 혁명하고 있다는 이런 걸 가지고 비리를 저지른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저들이 무너뜨린 것은 공정이다. 공적 이익을 자꾸 사적으로 만들며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조국이 잘렸지만, 정의기억연대로 이 프레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인 윤미향 시민당 당선인이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고 언급한 점을 의식해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