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몰아주기’에 과징금·시정명령 제재
미래에셋대우, 8조대 자본으로 IMA 추진도 가능
◆…사진=미래에셋대우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대주주에 대한 검찰고발 등 중징계 대신 과징금부과, 시정 명령 등을 조치하면서 미래에셋대우가 증권업계 4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부당한 이익을 몰아줬다며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미래에셋컨설팅 21억5100만원, 미래에셋대우 10억4000만원, 미래에셋자산운용 6억400만원 등 11개 계열사에 22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박현주 회장의 검찰 고발은 피한 것으로 향후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결론이 나왔으므로 미래에셋대우는 심사 재개와 관련해 필요한 작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본시장 성장과 경제 재도약에 핵심 요소인 모험자본 활성화에 더욱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해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형식의 1년 미만 단기 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모을 수 있어 중요 수익다각화 수단인 투자은행(IB) 진출을 위한 발판의 계기로 여겨진다. 부동산 금융, 해외 사업 등 대체투자의 사업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현재 별도기준 자본은 8조5076억원으로 업계에서 부동의 1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경징계 결정으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추진뿐 아니라 자본 8조원 이상에게 주어지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추진도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징계 결정으로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내다보고 있지만 여전히 관문은 남아있다.
금융감독원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에서도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정위에서 논란이 됐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중징계를 피했다 하더라도 과징금, 시정명령 등의 제재를 받은 부분은 대주주적격성 여부는 여전히 심의 과정에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 7곳 중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NH투자증권은 2018년 5월, KB증권은 지난해 5월에 인가를 받았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는 조건으로 대주주 적격성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왔다.
다른 초대형IB인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중이라 당분간 인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자본 4조원을 돌파한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깊이 연루되며 초대형IB 인가 단계에서 막혀 있다.
업계에서는 제 4호 발행어음 사업자로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가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자본 4조원을 돌파 후 점진적으로 초대형IB와 발행어음 인가 과정을 밟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의 자본은 8조5000억원 대, 하나금융투자의 자본은 4조원 대로 두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최대 자금은 25조원에 달한다. 기존 사업자 3사의 최대 자금 조달액 27조를 더하면 50조원 대의 발행어음 시장이 열리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