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정처, '각국 코로나 대응 조세지원대책' 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구조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짙으면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인공지능(AI)을 세무행정에 적극적으로 도입,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확보 측면에서의 조세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조세지원대책·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1차 조세지원책을 실행한 바 있다. 대책엔 소규모 개인사업자 부가가치세 감면, 신용카드(체크·현금포함) 사용금액 소득공제율 상향, 특별재난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을 담았다. 이 조치에 따른 세수감소 수준은 2조원 규모다.
재정지원 규모는 1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0.67% 수준이다.
이후 4월 말엔 가계·기업의 유동성 확보 등에 초점을 맞춘 2차 조세지원책(선결제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중소기업 결손금 소급공제 확대 등)이 국회의 벽을 넘었다. 긴급재난지원금(12조2000억원) 포함한 전체 재정지원 규모는 12조3000억원(GDP 대비 0.64%)이다.
◆…(코로나19 대응 한국의 조세지원 주요 내용, 자료 국회예산정책처)
각국에서도 공격적인 조세·재정지원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납부유예·면제나 세금환급으로 구성된 대책을 내놨으며, 재정 지원까지 포함했을 땐 그 규모가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 GDP의 6.9% 규모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보더라도 프랑스는 1100억유로 규모(GDP 4.5%)의 재정조치를 발표했고, 독일의 재정 대응 규모는 1560억유로(GDP 4.5%) 수준에 있다. 일본도 39조5000억엔 규모(2019년 GDP 7.1%)의 조세·재정지원을 발표(4월)하며, 대책에 코로나19 피해업종에 대한 세금감면 등을 담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에서 조세·재정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전(全)세계적으로 국가채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화됐을 땐 국가의 재정건전성도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기는 지속가능한 장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중기 재정계획의 재점검과 함께 코로나19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경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세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세측면에선 빅데이터·AI를 세무행정 분야에 적극 도입해, 과세기반을 더 늘리고 효율적인 세정(稅政) 운용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세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 완화 등도 제시했다. 이에 비대면 의료서비스, 온라인 교육과 바이오산업 등 코로나 시기에 경쟁력이 확인된 분야와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신성장 산업 육성에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디지털기업의 국제적인 조세회피·세원잠식 방지를 위한 각국의 과세권 확보 경쟁 또한 심화될 전망이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