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고위급 회담
중국 "건설적인 대화" 평가
홍콩, 대만, 위구르 문제 간섭 중단 요구도
미국 "완전한 상호교류의 필요성 강조"
코로나19 발생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 공개 촉구
'만남 자체가 의미'...'서로 입장차만 확인' 분석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17일(현지시간)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책임론, 무역 문제, 홍콩 국가보안법 등 여러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고위급 회담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양 정치국원은 만찬을 포함하여 7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최소 현 수준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의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면서 앞으로도 미국과 지속해서 접촉과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 정치국원이 홍콩, 대만,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며 미국이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에 대해서는 "미국은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홍콩에 대한 어떤 개입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위구르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이익과 양국 간 무역, 안보, 외교적 상호작용을 통한 완전한 상호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이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대응과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투명성과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측에 코로나19 발생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이번 회담 결과 중국이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전면 이행을 다시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양제츠 정치국원과의 회담에서 두 나라 간 1단계 무역 합의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회담의 목적이 있으며 의미있는 합의에 도달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도 이번 회담은 미국과 중국이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회담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만 확인했으며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국이 전략적으로 회담을 진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경제지 경제일보의 SNS인 타오란 노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두 나라에게 "협력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며, "현 상황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함께 앉는 것은 인정할 만한 선제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소의 데니 로이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양국의 장기화된 무역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의 상당한 진전을 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에는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이 함께 참석했다. 이에 최근 악화한 한반도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워싱턴DC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