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5%' 재택·원격 등 유연근로제 경험
유연근무제 도입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
코로나19 진정돼도 "유지·확대" 할 것
"근로기준법 개선 시급하다" 목소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재택근무 등 순환근무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확산 조짐이 보이자 곧바로 근무체제를 변경한 것은 충분히 생산성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 네 곳 중 세 곳은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 도입이 업무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관련 근로기준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75%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처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의 근로형태 변화 및 노동환경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유연근무제 형태는 ▲재택과 원격근무제(26.7%) ▲시차출퇴근제(19.0%) ▲탄력적 근로시간제(18.3%) ▲선택적 근로시간제(15.4%)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8.1%) ▲시간선택제(6.2%) 순이었다.
이중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는 외근 등의 사유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 또는 업무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며 '시간선택제'는 전일제 근로자가 개인적 필요에 따라 시간제 근로자로 전환하는 개념이다.
| 코로나19 진정돼도 유지… "근로기준법 개선해야" |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확대한 대기업 10곳 중 약 6개사(56.7%)는 유연근무제 시행이 업무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기업의 과반(51.1%)이상이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유연근무제를 지속·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유연근무제를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7.8%)의 6.6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더라도 결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노동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정부에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과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경우 대기업들이 요구하는 정책적 지원방안은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33.7%)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26.8%) ▲신산업 일자리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및 세제지원(14.1%)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사균형을 위한 노조법 개선(13.2%) ▲정부와 공공기관의 직무급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선도적 참여(9.8%) 등이 제시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노동시장에서는 근로형태, 평가·보상체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 된다"고 진단했다.
추 실장은 이어 "변화된 노동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는 협력적 관계를 구축·강화하고, 국회와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및 재량근로제 대상업무 확대 등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서치앤리처시(R&R)에서 조사한 이번 설문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20개사가 응답에 참여했으며 조사기간은 2020년 6월 8일부터 7월 6일까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 ±7.80%p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