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코로나19 대응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긴급 사건 제외한 나머지 재판, 휴정기 준해 탄력 운영
전주지법 부장판사, 현직 판사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1일 전국 법원에 오는 24일부터 최소 2주간 휴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전주지법 부장판사 1명이 현직 판사 중 처음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이 거세지면서 21일 법원행정처가 오는 24일부터 최소 2주간 재판 기일을 휴정기에 준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전국 법원에 권고했다. 이날 전주지법 부장판사가 현직 판사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 주재로 코로나대응위원회 긴급회의 열고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 차장은 코트넷 공지를 통해 "법원행정처에 설치된 '코로나19 대응위원회'에서는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앞으로 적어도 2주간(8월24일~9월4일) 구속 관련·가처분·집행정지 등 긴급을 요하는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재판 기일을 연기·변경하는 등 휴정기에 준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같은 휴정 권고는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장 권한으로 재판 기일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휴정 권고로 인해 다음 주 예정된 주요 사건에 대한 재판이 줄줄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은 오는 24일부터 9월4일까지 최소 2주 간 휴정기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공판과 '텔레그램 박사방', '감찰무마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1심 공판,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의 정경심 동양대 교수 1심 공판 등 다음주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이 모두 연기될 전망이다.
법원행정처는 직원들이 원격 근무를 하는 전국 법원의 스마트워크센터도 잠정 폐쇄할 예정이다. 법원 내 구내식당과 카페의 외부인 개방을 중단하고 실내·외 체육시설, 결혼식장 운영 중단도 검토해달라고 각급 법원에 요청했다.
김 차장은 "법원 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대처한다면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재 상황을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주지법은 A 부장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모든 재판이 취소됐다. 전주지법은 해당 부장판사 사무실이 있는 층을 전면 폐쇄하고, 밀접 접촉한 직원들을 전원 귀가 조치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지난 2월에도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전국 법원에 휴정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2주 간 재판을 멈췄던 법원은 3월 말부터 다시 재판을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중방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4명 늘어 누적 1만6670명이 됐다. 집단감염이 시작된 14일을 시작으로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으로 집계되면서 8일간 총 1900명이 확진됐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20일) 낮 12시 기준으로 53명이 늘어 누적 676명이 됐고,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예정인 장소만 150여곳에 달해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