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영역아닌 부동산 문제 관련 연이은 발언으로 논란 자초
"투기심리,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퍼져...작전과 동조 일반화돼"
"작전세력과 동조자들 때문에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2일 "부동산값 급등은 투기세력과 이에 동조한 주부-젊은층 때문"이라며 "정부탓을 하지 말라"고 강변해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박근혜 전)대통령을 억지로 축출했다고 믿는 세력들이 이번에는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는 위기를 반년이상 대처하고 있는 대통령이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로 물러나야한다며 위기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그들의 주장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 바이러스 위기를 조장한다는 것"이라고 광화문집회 주최측과 미래통합당 등 여권을 맹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투기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대열에 뛰어들고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고 집값 폭등 우려에 집장만에 나선 주부와 젊은 층까지 투기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2018년 부동산시장에는 부동산 스타강사들이 증시처럼 일반 투자자를 모으고 표적삼은 대상지를 버스를 타고 사냥하고 다니는 등 부동산시장 작전세력을 움직였다"며 "이런 투기세력이 코로나발발 이전부터 있었고, 그동안 수차례의 투기 과열지구 지정 등으로도 진정되지 않았다"고 부동산 급등 탓을 이들에게 돌렸다.
아울러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되어 있기에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걸 전적으로 정부탓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라고 거듭 부동산 가격 폭등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겼다.
나아가 그는 "부동산감독기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에 돈의 과도한 유입을 막기 위해 금융과 부동산 분리 정책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정책은 집없는 서민을 대상으로 한 주거 정책에 집중하고 서민이 집을 구할 때는 금융지원을 제대로 해 주어야 하지만 투기자본으로 대출되지 않도록 하는 금부분리(금융과 부동산 분리)방안을 고안해야한다. 앞으로의 신규공급은 공공임대주택에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또한 "민주주의란 모두가 중지를 모아 문제를 제대로 짚고 타당한 해법을 찾는 데 유리한 제도"라면서 "코로나로, 부동산으로, 긴 장마와 폭염 등 기후위기로 생명도 주거도 불안한 때에 보다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고비"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앞서 지난달 1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정이 추진 중인 서울 도심권 그린벨트 해제를 공개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을 놓고 각종 억측을 낳았다.
그는 "한 국가에 한정된 자원인 땅에 더이상 돈이 몰리게 해서는 국가의 비전도 경쟁력도 다 놓칠 것"이라며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도 안된다"고 그린벨트 해제에 강력 반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값이 역대최대로 폭등하는 이유에 대해 "당국자의 말한마디로 서울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닌 줄 모두가 안다"며 "왜냐하면 근본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몸인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문재인정부라고 갑자기 바꿀 수가 없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박정희 개발독재시대 이래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 택지개발을 하면서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어 들였다"며 "금융권은 기업의 가치보다 부동산에 의존하여 대출했다. 그러면서 금융과 부동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형적 경제체제를 만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달 19일에도 부동산값 폭등 대책으로 주장한 '금부(금융-부동산) 분리'에 대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뜬금없는 듣보잡 이론'이라고 질타하자 "부동산 가격을 낮추려 해도 부동산 시장에 들어온 엄청난 돈을 생각지 않고 자꾸 그 시장에 돈을 집어넣는 정책을 쓴다면 부동산 가격 내리기는 실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과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돈이 풀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불로소득이 시장을 흔들고 경기변동을 유발하는데도 경제 진단과 정책에서 간과되기 때문"이라며 "은행이 땅에서 손을 떼야만 주거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택-부동산 담보대출 중단을 주장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법무장관이 자신이 맡은 영역이나 전문분야도 아닌 부동산 문제를 연일 거론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의 계속된 부동산 문제 언급을 두고 정부가 역대 최대인 23번의 부동산정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안정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책임을 투기세력과 이에 동조한 일반주부-젊은층 등 국민 탓으로 돌린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