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으로 본 것처럼 보도 말라...북한 해역에서 일어난 사건"
"대통령의 시간, 단호한 결정 위한 고심의 시간...위기 관리"
"눈으로 확인한 건 불꽃 관측 뿐…토막토막 '첩보'만 존재한 상황"
"언론탓 하는 게 아니라 남북 대결구도 회귀한다는 주장 우려해"
◆…청와대는 28일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지적하며 "마치 우리 군의 코앞에서 일어난 일처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간주하고 비판보도를 하고 있다"며 '진실 보도'를 해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정문 전경 (조세일보 자료사진)
청와대는 28일 북한군에 의한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지적하며 "마치 우리 군의 코앞에서 일어난 일처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간주하고 비판보도를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볼 수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라며 '진실 보도'를 해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상황을 돌아보겠다. 기본적으로 우리 바다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통령의 시간'은 너무 일러서도 너무 늦어서도 안 되는, 단 한번의 단호한 결정을 위한 고심의 시간"이라며 "특히 한반도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게 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안보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차적으로 고심하는 지점은 '위기관리'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업지도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는 일련의 과정은 바로 한반도의 위기관리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군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멀리 북한 해역에서 불꽃이 감시장비에 관측됐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전화 통화하듯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단지 토막토막의 '첩보'만이 존재했던 상황"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며 "북한군이 실종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로 태워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접했을 때 확인이 먼저임은 불문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취했던 일을 청와대는 이미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공개했다"며 "어제(27일) 긴급안보관계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사과통지문을 '긍정평가'하고 남북공동조사와 통신선 복구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보도가 오늘 아침 다수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인 지난 2015년 8월 4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 대 북측이 20여일 뒤 유감표명을 했고, 그때 '조선'과 '중앙' 등 일부 언론이 내놓은 정부 칭찬 기사를 거론했다.
강 대변인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과 정도가 아니라 공동보도문에 '유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자 당시 언론이 내린 평가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에 미안하다'고 '유감'이 아닌 '직접 사과'를 했음에도 동일 언론들이 문 대통령 깎아내리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언론 탓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남북이 냉전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야한다는 것 같은 주장이 서슴지 않고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워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언론은 대통령이 북한 통지문 수령 후 시행한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평화'를 몇 번 언급했는지까지 세어서 비난했다"며 "해당연설은 물론 이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께 약속했는데도 말이다"라고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나타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유족에게 위로를 보내며 송구한 마음을 전한 점을 언급한 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정부는 송구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강한 안보는 물론이고, 그래서 더욱 평화다. 문 대통령이 자주 인용하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소개한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바로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와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투명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남북한이 국경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2018년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음도 전했다.
그는 22일 밤 시작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23일 새벽 2시30분 끝났고, 그로부터 6시간 뒤 문 대통령에게 정식 보고된 사실과 당시 문 대통령이 "사안이 너무도 중차대하다. 거듭거듭 신뢰성이 있는 건지,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건지 확인하라"는 지시에 따라 진행된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아울러 그는 문 대통령의 대북메시지(24일) 이후 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도착(25일)한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25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 지도자가 특정 이슈에 관해 남측에 사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이는 도움되는 조치"라고 평가한 부분과 다수의 국내언론은 물론 해외언론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던 점을 언급했다.
이같이 청와대가 이례적인 방법을 통해 언론과 국민들에게 이번 사태 관련 상세한 부분을 언급한 것은 조각 첩보를 통해 사실관계를 추론하고 그 정확성을 확인한 후 정부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너무나 정상적이고 정당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언론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