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처분은 행정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결손금 감액경정처분에 대해 다투지 않고, 나중에 결손금을 공제하는 사업연도에 결손금의 증액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으로 불복제기기간을 넘겨서는 구제가 어렵게 됐다.
대법원은 최근 "개정 법인세법이 시행된 2010. 1. 1. 이후 최초로 과세표준을 신고한 사업연도에 발생한 결손금 등에 대하여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의무자로서는 결손금 감액경정 통지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그 적법성을 다투지 않는 이상 이후 사업연도 법인세의 이월결손금 공제와 관련하여 종전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잘못되었다거나 과세관청이 경정한 결손금 외에 공제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은 이후 사업연도의 이월결손금 공제와 관련하여 법인세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과세관청의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결하였다.
법인세는 사업연도를 단위로 과세된다. 따라서 어느 사업연도에 손실이 발생하고 그 다음 사업연도에 이익이 발생하면, 전년도에 발생한 손실은 이러한 이익에서 공제되어 과세표준이 산출된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연도를 통틀어 이익이 없는데도 과세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이월결손금의 공제라고 한다.
법인세법은 통상 미래 10년의 기간 내에 이러한 이월결손금을 소득의 60% 한도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특정한 법인인 경우에는 이러한 60%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중소기업은 과거 사업연도에 소급하여 결손금을 공제할 수 있다. 과거 사업연도의 소득을 그 다음 사업연도의 결손금으로 줄여 과거에 납부한 법인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이 사건은 과세관청이 세무조사를 한 후 과세소득을 조정하여 공제할 수 있는 결손금을 줄인 처분이 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과거 대법원은 나중에 결손금이 소득에서 공제되는 사업연도에 그 결손금 금액이 적정한 지 여부를 다투면 되므로, 결손금을 감액한 처분은 별도로 다툴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법인세법이 개정된 2010년 이후에도 과거 판결이 그대로 적용되는지가 이 사건에서 문제되었다.
원심은 종전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단하면서, 통지되었을 뿐인 결손금 감액경정은 그 자체로는 원고에게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의 효과를 직접 발생하게 한다고 볼 수 없는 행위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공제가 가능한 이월결손금의 범위를 신고·경정 등으로 확정된 결손금으로 축소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인세법을 개정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결손금액이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확정되어 버리면, 나중에 그 적법성 여부를 다툴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결과적으로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있는 경우, 여기에 대해 그 적법성을 다투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결손금이 공제되는 사업연도에 종전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잘못되었다거나 과세관청이 경정한 결손금 외에 공제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결국 과세관청의 결손금 감액경정은 이후 사업연도의 이월결손금 공제와 관련하여 납세의무자의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과세관청의 행위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결은 법인세법이 개정된 후 결손금을 감액한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를 판단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상판결로 인하여 앞으로는 결손금 감액경정에 관하여 독립된 행정소송의 제기가 가능해졌다.
납세자로서는 과세관청으로부터 결손금 감액경정 통지를 받은 경우 이의가 있다면 불복기간 내에 이를 다퉈야 구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과세관청 역시 결손금 감액경정은 처분성을 가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내부적으로만 처리할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즉시 납세자에게 통지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대상판결이 후속 과세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결손금 감액경정의 당부를 다툴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어떠한 경우인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납세자들이 종전 대법원 판결을 신뢰하여 결손금 감액경정에 대해 불복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에서 납세자의 혼란이 예상된다.
그리고 감액경정처분에 대한 소송은 불복 대상 세액이 확정되지도 않은 단계이어서 어떤 기준으로 소장 인지액을 산정해야 하는지 등 아직 불명확한 사항들이 남아 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두6378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