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화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작가의 삶을 고백하는 그림은 더욱 그렇다. 울퉁불퉁 거친 길을 축 처진 어깨로 엉거주춤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그린 김 화백의 '바보여행'은 우리들의 삶처럼 느껴져 그림과 소통하게 만든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보니 빈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나를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세계에 새로운 획을 긋는 소재를 깨우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화백은 석채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무채색과 몇 가지 이미지만으로 이뤄진 작품은 딱히 정답이 없는 삶에 대한 담화이며, 마음속 풍경인 상상의 풍경이다.
광물질을 채집하여 얻은 천연물감이어서 하얀색 속에 검은 색이 그대로 살아있고 검은색 속에 흰색이 살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각적인 편안함은 순도 높은 광석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해 그림의 표정이 맑아진다. 그의 작품에서 묘한 기를 느끼게 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예술의전당에서 해마다 열리는 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가 코로나 사태로 취소됨에 따라 그곳에 전시할 작품까지 함께 선보여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