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22일 페이스북에 "총장은 지휘·감독 받는 공무원"
윤석열, 국감서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논란 촉발
검찰청법·정부조직법 규정 따르면 총장은 장관 하급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장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추 장관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짧은 글을 남겼다. 별다른 부연 설명은 없었으나 이날 윤 총장이 국감에서 발언한 내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법리적으로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며 "장관은 정치인이고, 정무직 공무원이다. 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가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 독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임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을 두고 "위법하고 부당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수사지휘를) 수용하고 이런 것이 아니다. 법적으로 다투는 문제인데 그렇게 되면 법무검찰 조직이 너무 혼란스러워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고, 특정 사건에 대해 장관과 쟁탈전을 벌이고 싶지도 않아 쟁송절차까지 나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 김종민 "'부하'는 정치적 발언" vs 윤석열 "검찰 독립성 의미"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하' 표현은 정치적 단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부하'라고 표현한 윤 총장의 발언이 '정치적 단어'라며 공세를 펼쳤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장은 누구의 부하인가"라며 "부하라는 말을 쓰는 것은 정치적 발언이다. 우리가 부하 여부를 따지는 것은 지휘관계를 따지는 것이지 인격적으로 누구를 부리고 신체적으로 예속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윤 총장이 "검찰이 독립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윤 총장이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는 말을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미로 사용했다면 그것은 검찰총장의 국어가 실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수사지휘권 발동이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에 나와 불법이라고 한다면 대통령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그러면 대통령을 수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검찰총장의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수사지휘권의 정당성을 인정했는데도 검찰총장이 이를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게 위법하다는 지적이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라면 총장을 둘 필요가 없고, 법무부 장관이 정무직인데 그러면 검찰수사가 정치적으로 휘둘리게 된다"며 수사지휘권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 감독은 법률에 따라서 받는 것"이라면서 "검찰총장에게 수사에서 빠지라고 하는 것은 검찰청법에 규정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법적으로 다투면 법무검찰 조직이 너무 혼란스러워지고 국민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쟁송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것"이라며 "일선 검사들은 (수사지휘권 발동이) 다 위법·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검찰청법 '법무 장관, 최고 감독자' 명시…법률상 총장은 하급자 |
◆…윤석열 검찰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총장은 법률상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윤 총장의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는 발언은 법률상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의전상 검찰총장이 '장관급'에 해당하지만 법률상 법무부 장관보다 검찰총장이 낮은 위치라는 것이다.
현행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34조의2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법무부 장관에게 총장 제청 권한이 부여돼 있다.
정부조직법에도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법무부 장관 아래 검찰청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법률상 관계를 따지면 추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총장은 '부하'라고 표현한 부분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독립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정무직 공무원의 부하가 아니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추 장관은 지난 19일 윤 총장에게 라임자산운용의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의 가족 의혹 등에 대해 수사지휘를 중단하라며 사상 세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