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세청의 부동산투기조사와 관련해 조사의 계획과 진행, 조사결과 조치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총괄 지휘, 부동산시장 안정을 통해 정부 주요시책을 뒷받침했던 김은호 조사2과장.
또 지난해 상반기 정부업무평가에서 국세청을 최우수기관으로 끌어올려 국세행정 혁신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임환수 혁신기획관과 어려운 세무조사를 도맡아 조사성과 제고에 이바지한 서울청 조사4국 류기복 사무관 등 세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
4급과 5급 공무원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녹조근정훈장을 받은 이들 3인의 공통점은 밤잠을 설쳐가며 국가와 조직을 위해 헌신해 뛰어난 공적을 이뤄놓고도, 겸양의 미덕 때문에 남에게 선뜻 자랑하지 못하는 것.
이 때문에 이들의 수훈소식은 수훈과 동시에 알려지지 못하고, 주변 동료들의 축하 속에 며칠이 지난 오늘에야 알려진 것.
■ 부동산투기 진정시킨 '실무 브레인' 김은호 조사2과장
국세청에서 지난 2005년을 가장 숨가쁘게 살아온 사람은 바로 부동산투기억제대책 추진에 중추적 실무역할을 수행한 김은호 조사2과장.
김 과장은 부동산투기문제가 범정부차원은 물론 온 국민의 큰 관심으로 떠올라 국세청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선봉장 역할을 하고 나섰을 때, 무차별적인 조사가 아니라 투기핵심을 겨냥하면서 시장과 국민들의 기대에 한발 앞서 조사를 기획하고 발표했다.
김 과장은 주택보유는 투기목적이 아닌 본연의 수요목적이라는 여론이 빗발칠 당시 최근 5년간 강남 9개단지의 아파트거래 표본조사결과 10건 중 6건이 1세대3주택이상자가 구입했다는 통계를 발표, 정부의 부동산대책의 정당성을 확고히 하며 여론을 잠재웠다.
조사기획단계에서부터 홍보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투기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언론과 국민의 지지도를 극대화한 것이 높이 평가돼 4급 공직자로서는 최고 영예인 녹조근정훈장을 수훈하게 된 것.
김 과장은 이와 함께 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차익 과세를 적극 추진해 변칙 파생금융상품을 통한 조세회피행위 확산을 막았고, 정보개발2담당관 당시 주도적으로 구축한 국세청 지식관리시스템은 대통령 지시로 정부 각 부처로 확산되고 있다.
■ 국세행정 혁신의 '장자방' 임환수 혁신기획관
혁신과 개혁은 고도로 추상적인 것이어서 좀처럼 손이나 눈에 잡히지 않는다. 지난해 국세청에서 그 누구 못지 않게 고뇌를 많이 했던 임환수 혁신기획관은 눈에 보이지 않을 '혁신'을 눈에 보이게 만든 장본인.
그는 국세청 혁신기획관으로서 실질적인 혁신역량 강화는 물론 성과중심의 평가체제를 구축하는가 하면, 국세청이 일궈낸 혁신성과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만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정부부처 업무평가는 물론 혁신평가에서 국세청을 반열 위에 올려놓은 것.
임 과장은 김은호 과장 등이 처음으로 만든 국세청 지식관리시스템을 보다 획기적으로 개편한 뒤 정부혁신사례 발표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수상하게 했으며, 이는 국무회의에서도 다시 한번 발표된 뒤 지금은 대통령 지시로 전 부처에 전파되고 있다.
임 과장은 고양세무서장 재직시 민원인 접견실을 처음으로 설치 운영해 한 단계 높은 납세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전국 세무서로 전파했으며, 서울청 조사국 과장 시절엔 새로운 조사기법 도입을 통해 조사의 생산성을 크게 높인 것도 공적으로 인정받았다.
■ 어려운 세무조사 마다 않는 '베테랑 조사관'-류기복 사무관
얼마 전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某기업체 세무팀장은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은 의례 조사요원들의 식사제공은 물론 약간의 교통비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최근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며 류기복 사무관을 극구 칭찬했다.
류 사무관은 이 회사 경리직원들과 조사기간 내내 한번도 식사를 같이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조사가 끝난 뒤엔 되레 세무조사에 잘 협조해 줘서 고맙다며 도서상품권까지 선물하고 가더라는 것.
이 세무팀장은 "처음 식사를 같이하지 않고 교통비도 거절했을 땐 '당차게 마음먹고 세무조사에 나서는구나'하고 무척 걱정이 들었었다"며 "조사과정에서 고압적인 자세는 커녕 회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반영하는 류 사무관을 보면서 걱정을 지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 사무관은 지난 74년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투철한 사명감과 성실한 복무자세를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으며, 주어진 업무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처리하며 창의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세청 안에서 어려운 세무조사는 모두 류 사무관 몫. 류 사무관은 어려운 조사일수록 정보분석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 종합적인 분석으로 조사의 핵심요소를 파고들어 조사요원들에게 조사방향을 제시하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부동산투기혐의자와 사채업자 등 민생경제침해사범, 거액의 소득을 올리고도 관련세금을 탈루한 기업 등에 엄정하게 과세해 온 그가 이번에 선진세정확립과 국가재정확보에 중추역할을 수행해온 업적을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