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처, 'OECD 디지털세 논의동향과 대응방안' 보고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심으로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에 물리는 '디지털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세수(稅收)라든지 기업·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대응전략을 마련해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OECD 디지털세 논의동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OECD는 디지털 경제에서의 조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로 '두 가지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과세권 배분 기준을 설정하고, 세원잠식 행위를 막기 위한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것이다.
다국적 IT기업은 시장소재지국에 물리적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고도 사업 활동을 한다. 문제는 조세회피가 발생한다는데 있다. 시장소재지국이 자국에서 발생하는 다국적 IT기업의 이익에 대해 과세권을 갖지 못하는데 있다. 현행 국제조세기준으로는 고정사업장이 있는 경우만 법인세 과세가 가능하기 때문에서다. OECD가 디지털세 도입을 꺼낸 이유다.
2012년 OECD는 'BEPS(벱스·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 프로젝트 추진을 결정했고, 2015년엔 BEP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5개의 실행계획(디지털경제에서의 조세문제 해결 포함)을 짰다. 이후 137개국이 참여하는 BEPS 포괄적 이행체계를 통해 디지털세 과세기준을 논의하고 있으며, 2021년 중반까지 최종합의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디지털 기업 이외에 소비자대상사업(소프트웨어, 휴대폰, 의류·화장품, 식품·음료, 자동차 등)도 과세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 보고서는 "디지털세 적용대상이 디지털서비스사업에서 소비자대상사업까지 확대됨에 따라 국내 세수·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세수 영향과 관련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향후 최종합의 과정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세 부과대상의 기업규모라든지 소비자대상사업 적용범위에 대한 추가기준·최저한세율 등 핵심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국가 간 과세권 재부분에 이견이 클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논리를 보강하고, 우리와 유사한 이해관계를 갖는 국가들과의 공동대응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디지털세 시행에 대비한 국내 조세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보고서는 "새로운 국제조세시스템의 도입으로 우리나라의 세수 손실이 없도록 국내 조세체계를 사전에 점검하고, 향후 조세조약 체결·세법개정 등 규범화 작업을 민관이 공동으로 준비해서 도입 이후 우리 경제·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활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