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불출마 선언..."사퇴 고민했지만…용기 내 현실과 싸울 것"
"국민의힘, 당론 차원서 업그레이드 가덕도특별법 내달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26일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조건부 불출마 선언인 셈이다. (사진=이언주 의원 SNS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이 내달 26일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조건부 불출마 선언인 셈이다.
이 전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까지 전격적인 사퇴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조금 더 용기를 내 현실과 싸워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애매한 반응을 보이자 '배수의 진(陣)'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지역 의원들은 내달 26일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직장 내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당 부산위원장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이 '가덕도공항 하나로 부산경제가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에 여당은 물론 자당내 PK 의원들의 비판이 일자 "부산 전체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신공항 하나가 부산 경제를 크게 살린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진은 남아있는 상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선거 표심 때문에 밀양, 김해, 가덕도 사이에서 결정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게 아니냐"며 "가덕신공항 추진과 관련한 본심이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공격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또한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하려고 한다"고 가덕신공항법 입법 강행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자인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당에 신공항법 추진을 약속받은 바 있기도 해, 이언주 후보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읽혀진다.
이 후보는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신공항 건설을 반대해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부산시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약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후보직은 사퇴할 것"이라며 "이미 많이 늦었지만 대한민국 제2의 국제공항은 신항만, 바닷가 옆에 건설해야 한다"고 거듭 당 지도부에 신공항법 추진을 촉구했다.
나아가 "혹여나 민주당에서 특별법을 제출했으니 (국민의힘은)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하면 안 된다"며 "차라리 우리당의 당론 차원에서 업그레이드 된 법안을 제출해, 국민의힘 버전의 멋진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 도중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